
도입 부분만 들어도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곡이죠. 가수 강산에의 명곡으로 꼽히는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인데요. 단순 노래 가사가 아닌 ‘인생’이라 외치는 40·50세대의 격한 반응이 쏟아지곤 하죠.
이 곡은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오르는 과정은 힘들지만, 결국 목적지에 도달해 생명을 이어가듯, 우리 역시 역경을 딛고 나아가야 한다는 용기와 인내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노랫속의 주인공이자 우리나라에서 광어 다음으로 많이 찾는 연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연어는 횟집 메뉴판을 펼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생선입니다. 회식 자리에서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도, 심지어는 혼술 안주로도 빠지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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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떠난 뒤, 수천 킬로미터를 헤엄쳐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와 산란합니다. 이 과정에서 거센 물살을 거슬러 오르고, 심지어 폭포까지 뛰어넘으며 힘겹게 이동합니다. 가수 강산에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전진하는 연어의 모습이 우리 인생과도 닮았다고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연어는 산란기에는 몸의 색깔이 변하는데요. 바다에서 생활할 때는 은빛을 띠지만, 산란기가 되면 붉거나 짙은 갈색으로 바뀌며 강한 근육질 몸매를 유지합니다. 극한의 환경을 견디며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도 본능적으로 자신이 태어난 곳을 향해 가는 연어의 여정은 삶의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연어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횟감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먹는 연어 대부분은 노르웨이산입니다. 국내 연어 수입 비중을 보면, 노르웨이산이 전체의 약 80% 칠레산이 약 10% 미국 및 캐나다산이 약 10%를 차지합니다.
이렇다 보니 마리안네 시베트쉰 내스 노르웨이 통상산업수산부 해양수산담당 장관은 지난해 6월 한국을 직접 찾아 "한국은 노르웨이 수산물 중에서 연어와 고등어를 많이 섭취하는 국가"라고 평가했습니다.
내스 장관은 한국이 노르웨이 수산물 소비 성장세가 가팔라 유통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방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연어 수입량은 4만3500t(톤)이었는데 이 중 63.4%(2만7600t)가 노르웨이산이었습니다.
연어는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어종이라 바닷물 온도가 낮은 지역, 즉 노르웨이 같은 곳에서만 양식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연어 양식은 어려운 편이지만, 강원도 양양에서 2016년 국내 최초로 연어 양식을 시도했습니다.

연어는 횟감 중에서도 유독 색감이 화려한 생선입니다. 선명한 주황빛 살에 하얀 마블링이 촘촘히 퍼져 있어 ‘비주얼 깡패’라고 불릴 정도죠.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만 해도 ‘좋아요’를 부르는 비주얼, 이거 하나만으로도 선택 1순위가 되곤 합니다.
일반적인 흰살 생선과 달리, 연어는 기름기가 풍부해 씹지 않아도 입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움을 자랑합니다. 특히 뱃살 부위는 마치 초밥집의 참치 오도로처럼 기름진 맛이 강해, 한 점만 먹어도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집니다.
연어는 활용도가 뛰어난 생선인데요. 그냥 연어회로 먹어도 맛있지만, 연어 초밥(사케 스시), 연어 덮밥(사케동), 훈제 연어 샐러드 등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어 질릴 틈이 없습니다. 특히 간장, 유자폰즈, 트러플 오일 등 어떤 소스와도 잘 어울려, 취향에 따라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죠.
사실 한국에서 연어가 대중적인 횟감으로 자리 잡은 건 비교적 최근입니다. 예전에는 광어, 우럭 같은 흰살 생선이 대세였지만, 기름지고 부드러운 연어 특유의 맛이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가 급상승했죠. 특히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연어 덕후’들이 늘어나며 이제는 횟집뿐만 아니라 삼각김밥, 샌드위치, 파스타까지 연어를 활용한 음식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연어는 오메가3 지방산, 단백질, 비타민 D, 비타민 B군이 풍부해 건강에도 좋은 식품이죠. 오늘 저녁은 고소한 연어 한 점과 가벼운 술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