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EU ‘우크라이나 지원 결의’에 헝가리 반대…미 재협상 앞두고 난항

입력 2025-03-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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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미국과 내주 사우디서 협상 전망
EU, 재협상 앞두고 유럽 자강론 논의 특별회의
헝가리, 우크라 지원확대에 반대하며 이탈
EU 독자 행보, 협상력 높여줄 가능성 낮다 평가도

▲2월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2월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내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우 전쟁 평화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에서는 헝가리 이탈 속 나머지 26개국이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결의했다.

파국으로 끝난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 간 백악관 회담 후 EU는 우크라이나 지원 등 유럽 독자 세력 구축에 힘을 쓰고 있지만, 협상력을 높여줄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6일(현지시간)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2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회담을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회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드레이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할 전망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주 회담에 대해 “평화협정, 초기 휴전 협정의 기본 틀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작업을 재개했다”면서 “다음 주 의미 있는 회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파국으로 끝난 지난달 28일 백악관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지원 및 기밀정보 제공을 차단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감을 표하면서도 서한을 보내 광물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전하는 등 협상 재개를 위한 상황 무마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및 유럽 ‘패싱’ 행보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끌어안으며 안보 자강론을 띄우고 있다. 특히 이날 EU는 예고했던 대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러‧우 전쟁 평화 협상 및 유럽 재무장 등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정상회의를 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브뤼셀/EPA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브뤼셀/EPA연합뉴스

그러나 회담 결과로는 미국과의 협상에 앞서 우크라이나의 몸집을 키워주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EU는 이날 최대 8000억 유로(약 1251조 원) 규모의 방위력 증강 등 유럽 재무장에는 EU 27개국 전원 합의했지만,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확대와 러시아 제재에서는 헝가리의 이탈로 26개국만 이름을 올린 별도의 문서를 채택하는 데 그쳤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10시간의 회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양옆에 둔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 연설에도 (EU) 각국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분열된 방위 부문을 강화하려는 노력에만 초점이 맞춰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회의를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했으며, 회담 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고립된 건 헝가리가 아닌 EU”라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적절한 평화 협상자인지에 대한 물음에도 “그는 우크라이나의 지도자”라고만 답했다.

게다가 EU의 8000억 유로 재무장이 실제 방위 능력을 강화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의 경우 올해 국방 예산만 8830억 달러(약 1278조 원)에 달하는데 EU의 5년 투자 목표액이 미국 한 해 국방 예산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여전히 유럽 내부에서도 미국의 유럽 안보 관여를 포기해선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필립 잉그램 전 영국군 정보 장교는 폴리티코에 “미국의 기밀정보 제공 중단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EU 회원국들은 내부적으로 집중한 방위 체계라 전략적 정보 능력이 크지 않다. 독일 등은 전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의존하고 있다. EU가 나서야 할 수도 있지만, (따라잡으려면) 수십년, 수억 달러가 수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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