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가상자산 원화거래소의 2월 거래대금이 1월보다 41% 하락한 약 209조 원으로 집계됐다. 1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변동성 증가 및 하락세가 지속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점유율 면에서는 빗썸과 코인원의 점유율이 2월 대비 각각 약 4.35%포인트(p), 0.53%p 상승했다.
9일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 데이터 기준 2월 국내 가상자산 원화거래소의 거래대금은 약 209조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거래대금인 146조 원보다는 약 43% 증가했으나, 지난달 기록했던 354조 원보다는 41% 감소한 수치다. 국내 가상자산 원화거래소 거래대금은 지난해 9월(83조 원) 이후 12월(502조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나, 1월 상승세가 꺾인 바 있다.
2월 거래대금 감소는 1월 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실망감 및 관세 이슈 등으로 가상자산을 비롯한 위험 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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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 가격과 투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및 가상자산 정책 관련 언급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의지를 명확히 한 2월 28일 비트코인 가격은 약 석달 만에 7만9049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까지 커졌던 시장의 기대 심리가 취임 이후 차츰 줄어드는 추세였다”면서 “2월에는 뚜렷하지 않은 가상자산 정책과 관세 이슈 등이 겹치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시장 환경을 분석했다.
3월에는 국내외 정치 이슈로 인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발표에 따라 시장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아직까지 구체성은 떨어지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모두 최근 당 차원에서 가상자산 관련 간담회·세미나 등을 열고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는 지난 6일 ‘트럼프 2.0 크립토 금융시대 대한민국의 대응 전략’ 정책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내 가상자산 정책 구체화 및 정책 방향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미나에서는 가상자산 2차 입법 및 ‘디지털자산’으로의 용어 변경, 비트코인의 외환보유고 편입 논의 필요성 등이 언급됐다.
이어 7일에는 국민의힘이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민당정 간담회를 열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및 토큰증권(ST) 제도 정비,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검토 등을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3월에도 글로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국내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차례로 가상자산 관련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3월에는 조금 더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월 시장 점유율은 빗썸이 5%p 가까이 끌어올리며 지난달 23.83%에서 28.18%로 4.35%p 상승했다. 코인원도 1.35%에서 0.53%p 상승한 1.88%를 기록했다. 반면 업계 1위 거래소 업비트는 1월 74.19%에서 69.25%로 하락했다.
빗썸의 점유율 상승은 이달 24일 예정된 KB국민은행으로의 제휴은행 변경 및 이마트·신한카드와의 마케팅 등 내부적 요인과 업비트 제재심 여파 등 외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인원의 경우 1월 말부터 진행하고 있는 신규가입자 수수료 무료 이벤트가 점유율 상승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 코인원은 신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누적 거래액 1억 원까지 수수료를 면제하는 웰컴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