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권 셀비온 대표 “국산 1호 방사성의약품, 내년 출시”[상장 새내기 바이오⑥]

입력 2025-03-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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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올해 전립선암 치료제 임상 2상을 마치고,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해 내년 초 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권 셀비온 대표는 최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본지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방사성의약품은 차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다. 암세포를 표적하는 리간드와 암세포를 사멸하는 방사성동위원소, 이를 결합하는 링커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방사성의약품은 기술적 한계로 치료제로써는 잠재력 정도만 인정받았지만, 2022년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세계적으로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2030년에는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시장이 약 30조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국내에서는 셀비온이 첫 상업화에 도전한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방사성의약품 연구에 매진해 올해 결실을 앞두고 있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표적 기술 발전에 치료제로 ‘주목’

과거 방사성의약품은 주로 진단에만 쓰였을 뿐 치료제로 주목받지 않았다. 셀비온은 국내 기업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김 대표는 “서울대 약학대학 동기 정재민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의 권유로 2014년부터 방사성의약품 연구를 시작했다. 5~6년 전부터 노바티스를 포함한 글로벌 빅파마가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뛰어들고 FDA 승인을 통해 신약을 출시하면서 최근 2~3년 사이 미국과 유럽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권 셀비온 대표가 23일 서울 종로구 셀비온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권 셀비온 대표가 23일 서울 종로구 셀비온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학계에서는 방사성의약품의 치료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효과를 입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 대표는 방사성의약품이 다른 항암제보다 암세포를 사멸하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암세포를 표적하는 기술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사성의약품의 개발이 더뎠던 것은 치료용 동위원소를 암세포에 정확하게 전달시키는 기술의 개발이 늦어서다. 치료용 동위원소인 베타선과 알파선은 암세포 사멸 효과가 뛰어나지만, 정상 세포도 공격한다”라면서 “표적 기술의 발전으로 암세포를 정확히 표적할 수 있어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플루빅토보다 효능 뛰어나…올해 조건부 허가 신청 예정

셀비온의 전립선암 치료제 ‘Lu-177-DGUL’은 임상 2상 마무리 단계다. 중간 결과에선 노바티스의 플루빅토보다 효능이 뛰어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달 투약을 마무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Lu-177-DGUL은 국내 개발 신약 중 처음으로 혁신 제품 신속심사 대상 품목에 지정돼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보통 항암제는 객관적반응률을 기반으로 약효평가를 한다. 플루빅토의 임상 3상과 객관적반응률을 비교하면 플루빅토가 29.8%, Lu-177-DGUL이 47.54%로 나타났다. 이달 임상 2상을 마치고, 연내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며, 내년 초 출시가 목표”라고 밝혔다.

▲김권 셀비온 대표는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올해 임상 2상을 마치고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권 셀비온 대표는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올해 임상 2상을 마치고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셀비온은 Lu-177-DGUL 출시 후 2027년 매출을 429억 원으로 예상한다. 국내 빅5 병원 등을 중심으로 공급할 예정이며, 영업은 직접 조직을 운영하거나 필요에 따라 제약사와 협업을 구상 중이다.

김 대표는 “항암제 영업 능력이 뛰어난 제약사와 협업도 검토하고 있다. 실제 협업을 희망하는 곳이 다수 있다”고 귀띔했다.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 협의 중…생산공장 구축도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에도 나선다. 실제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고 관심을 표하는 기업도 있다. 빅파마와 글로벌 임상도 계획 중이다.

김 대표는 “현실적으로 글로벌 임상은 단독으로 하기 힘들어 빅파마와 함께 할 생각이다. 다만 먼저 상업화하거나 임상 2상을 마치면 협상에 유리한 조건을 가져갈 수 있어 되도록 좋은 조건으로 이전하고자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나아가 셀비온은 치료용 동위원소의 생산‧공급 시스템 구축을 위해 빠른 시일 내 관련 생산공장을 국내에 구축하고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재 치료용 동위원소는 미국이나 이스라엘, 독일에서 수입하며 국내에는 생산시설이 없다.

▲김권 셀비온 대표가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빅파마와 협업해 글로벌 임상 3상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권 셀비온 대표가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빅파마와 협업해 글로벌 임상 3상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 대표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짧은 반감기(6~10일 정도)를 가진 동위원소를 사용하는 특성상 유통기한이 5일 정도이며, 미국이나 유럽에서 생산해 국내 병원에 오기까지 이미 2~3일 이상이 소요된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내에 생산시설이 필요하다”라면서 “셀비온은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cGMP) 등급의 방사성의약품 생산공장을 건설해 빠른 시일 내 국내 및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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