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가 성수동 팝업을?…삼성생명이 전하는 ‘행복의 공식’ [가보니]

홍익대 등 대학과 삼성디자인교육원 협업
소소하고 유쾌한 주제 발명품도 다양해 눈길
이달 12일까지 ‘라이프 놀로지 랩’ 무료 관람

▲라이프놀로지랩(Lifenology Lab) 전시 (김재은 기자 dove@)

“삼성생명 고객인데, 반가워서 한 번 들어가 봤어요.”

서울 성수동에 있는 파란색 건물에서 나오던 40대 여성은 선물을 한 손에 꼭 쥐고 “즐거웠다”면서 아이처럼 웃었다. 그는 삼성생명이 진행하는 ‘라이프놀로지랩’(Lifenology Lab) 전시회를 보고 나오는 길이라고 했다. 라이프놀로지는 ‘인생’(Lif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합성어로, 보험을 넘어 고객의 인생을 더 행복하게 할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을 팔고, 다소 딱딱한 이미지의 보험사가 진행하는 팝업스토어는 어떤 모습일까.

내부는 밝고 환한 연구소처럼 꾸며져 있었다. 행사 도우미들이 건넨 흰 가운을 갈아입고 사진을 찍자, 플라스틱 연구원증이 출력됐다. 이렇게 발급된 전시회 출입증을 목에 걸어야 전시회장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흰 가운을 걸쳐입고 사진을 찍자, 플라스틱 연구원증이 출력됐다. (김재은 기자 dove@)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고객 행복에 꼭 필요한 △신체 △정신 △사회적 웰니스를 주제로 디자인된 25개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디자인 명문으로 꼽히는 홍익대·국민대·성균관대학교 학생들과 삼성디자인교육원(SADI)이 함께 고안해낸 발명품들이다.

태블릿 PC를 통해 작품의 의도와 사용법을 설명하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고, 아이디어 구상 과정이 담긴 사진과 그림도 함께 전시돼 있어 직접 체험하지 않아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삶의 편의를 위해 제작된 작품들이지만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상상력이 더해져 심미적으로도 아름다워 시선을 끌었다. 사랑하는 아이와 마주 보고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고안된 ‘CUDDI’ 앞에서 한 방문객은 “이런 거 진짜 있으면 좋겠다”며 흥미롭게 지켜보기도 했다.

▲사랑하는 아이와 마주보고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고안된 'CUDDI' (김재은 기자 dove@)

복잡한 기술과 웅장한 기획의도를 가진 제품도 많았지만, 소소하고 유쾌한 아이디어들에도 눈에 띄었다. 귀여운 모양으로 치약을 칫솔 위에 짜주는 ‘DENTIFY’는 ‘우리 집 작은 치과의사’라는 콘셉트로, 사용자가 구강 건강에 맞춰 향과 성분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재미있었던 건 ‘SANO’다. 말랑하고 부드러운 부분을 쓰다듬고 껴안으며 위로를 받거나 상단 쿠션을 두드리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돌봐주는 ‘EMOP’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아이가 그리는 그림을 통해 심리를 파악하고 분석해주는 제품이다. 그림을 기록하고 감정 변화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의 정신 건강을 돌봐주는 'EMOP' (김재은 기자 dove@)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도장을 찍어 표시할 수 있었다.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다.

이곳에서는 전시 외에도 다양한 체험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즉석에서 사진을 찍으면 인공지능(AI)이 어린 시절 모습과 나이 든 후 모습을 예측해 보여주는 체험도 흥미로웠다. 관람객들은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웃거나 감탄하고, 때로는 실망하며 체험을 즐겼다.

▲즉석에서 사진을 찍으면 인공지능이 어린 시절 모습과 나이 든 후 모습을 예측해 보여준다. (김재은 기자 dove@)

마지막으로 △건강 관리를 위해 실천하는 한 가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 △내 정신 건강에 가장 도움이 되는 한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답하면 체험이 마무리된다.

럭키드로우 상품으로는 스포츠 타월을 받았다. 같은 상품을 받은 한 방문객은 “나 꼭 갖고 싶었던 건데”라며 기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려 전시회 방문을 인증하면 비커 모양 컵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라이프놀로지랩(Lifenology Lab) 전시 (김재은 기자 dove@)

보험을 넘어 인생을 더 행복하게 할 아이디어가 가득한 이번 전시는 이달 12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누구나 예약 없이 무료로 방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