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발광 시장 2030년 '320억' 달러 성장
삼성ㆍLG 등 기업 시너지 기대…개발 속도

무기발광 디스플레이(iLED) 연구개발을 위한 스마트 모듈러센터 건설 사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산업계에서도 구체적인 연구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주도할 추진단장도 이르면 다음달 선출할 예정이다. i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이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올해 산학연이 함께 시장 주도권 선점을 위해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아산시는 최근 iLED 연구를 위한 스마트 모듈러센터 사업 대상지 토지 매입을 위한 중도금 32억2344만 원을 납입했다. 아산시는 6월까지 잔금 8억586만 원을 내 토지 매입을 마치고, 본격적인 센터 설립에 나설 계획이다.
센터는 아산시 탕정면 용두리 탕정테크노일반산업단지 A5-6블럭에 지어진다. 클린룸·기술지원동 등 총 연면적 4000㎡ 규모다. 센터에서는 iLED 핵심 기술을 연구하고, 기업들이 공정 전반을 자유롭게 시험할 수 있도록 실증도 지원한다.
아산시 관계자는 “현재 중도금을 지급했고 최종적으로 소유권이 넘어오면 잔금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이후 본격적인 건축 설계 등 절차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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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iLED 기술 개발 및 생태계 구축 사업’이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다. 올해부터 2032년까지 8년간 총 48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올해 1월 발표된 세법 개정안으로 세액공제 지원이 중소·중견기업까지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기술 개발 및 투자 확대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사업을 주도할 추진단장 역시 이르면 다음 달 선출될 예정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현재 사업 추진단장 공모를 내고,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사업 추진단은 초소형·고효율 화소 기술, 고속 패널형성기술, 초대형 모듈러 디스플레이 제조기술 등 3대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MR), 메타버스 등 신시장 창출에도 나선다.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퀀텀닷 LED, 나노 LED 등을 통칭하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는 LED 등 무기물 소자를 레드그린블루(RGB) 화소로 이용하는 디스플레이다. 산소·수분에 취약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단점을 보완하고 태양광 환경에서도 높은 고휘도를 구현한다. 또 수명이 길고, 소비 전력 등에서 장점이 많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iLED 시장은 2026년 10억 달러에서 2035년 320억 달러 규모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향후 기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액정표시장치(LCD), OLED 등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 LG 등 국내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마이크로 LED를 상용화한 이래 가정용 89·110·114인치 등 제품군을 확장 중이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투명 마이크로 LED를 공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LG전자도 2020년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를 처음 출시한 데 이어 리테일 매장, 회의실 등 주로 기업간거래(B2B) 용으로 라인업을 늘리는 추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iLED 시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개화하지 않았지만, 향후 사용처가 많아 꼭 선점해야 하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연구 개발을 위해 산학연이 손을 잡은 만큼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