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피로감에…서학개미 귀환 시작

입력 2025-03-0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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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식보관액 연말 이후 13% 감소
코스피 거래대금 2배 증가한 12.1조
관세 정책에 부진한 대표지수·주도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1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내려다 보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1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내려다 보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으로 뉴욕 주식시장이 요동치자 ‘미장 불패’를 외친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국내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해 말 1121억182만 달러에서 6일 971억7963만 달러로 13.3%가량 감소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매년 증가하다 연초 그 흐름이 꺾였다.

종목별로는 테슬라(245억 달러→165억 달러), 엔비디아(121억 달러→100억 달러) 등 서학개미 사랑 독차지해온 종목들 보관금액 급감이 두드러졌다. 애플(49억 달러→44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2억 달러→30억 달러), 알파벳(25억 달러→24억 달러) 등 빅테크 종목도 자금 유출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코스피 거래대금은 연말 5조3154억 원에서 7일 12조1551억 원으로 두배 넘게 늘었다. 지난달 28일에는 15조6372억 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거래대금도 4조8469억 원에서 7조1839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규모를 키웠다.

뉴욕 증시가 올해 1분기가 저물어가도록 낙폭을 회복하지 못하며 위험회피 심리가 부각한 결과로 풀이된다. 연초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2.25%), 나스닥(-6.28%), 다우존스(0.44%) 등 대표 지수들은 지난해 나타낸 상승세와 달리 부진하다.

미국 시장을 흔드는 핵심 요소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와 산업별 경쟁 심화 등이 꼽힌다. 테슬라의 경우,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판매량 호조 속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1월 전 세계에 등록된 전기차 판매 대수를 집계한 결과, BYD가 25만8000대를 판매하며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2위에 올랐던 테슬라는 3위로 밀렸다. 주력 모델 모델3, 모델Y 판매량 감소로 지난해보다 15% 감소한 9만1000대를 팔았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으나 테슬라에 대한 보복 관세 위협과 불매 운동에 피해주로 전락했다”며 “캐나다는 자국 수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테슬라 수출 차량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유럽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반발로 불매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가 시장에 미친 여파가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양과 종류 제한될 가능성이 거론되며 주가가 주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총 20% 추가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또 엔비디아가 제조하는 저사양 AI 칩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중 관세 발언은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엔비디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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