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연구원 81%는 “타 조직 이직 긍정적”
과학기술인, 가장 바라는 건 ‘R&D 연구비 지원’

과학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20~30대 젊은 연구자의 상당수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이동을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수도권과 지역 관 과학기술 인재 격차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의 ‘2024년 과학기술 인재개발 조사’에 따르면 젊은 과학기술인일수록 향후 1년 이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국내 이동을 고려하고 있다’는 20대 과학기술 분야 재직자 응답률은 19%, 30대 응답률은 13.1%였다.
특히 지방에선 경력 개발의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이 젊은 과학기술인의 ‘수도권 쏠림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과학기술 재직자들이 지역 이동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경력 개발 기회(53.2%)’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또 ‘경제적·재무적 기회(44.6%)’, ‘현재 직무의 계약 종료(25.9%)’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경향은 연구개발 인력뿐만 아니라 석·박사 과정생과 박사 후 연구원 등 이공계 대학 연구원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대학 연구원들은 ‘향후 1년 내 지역적 이동’을 고려하는 비율이 박사후연구원(49.2%), 박사과정(38.4%), 석사과정(33.1%) 순으로 높았다. 이들 역시 수도권 이동(16.0%)을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으며, 재직자보다 해외 이동(11.1%) 고려 비율이 높았다.
젊은 과학기술인의 이직 의향도 높았다. 20대 과학기술 재직자 중 81%는 타 조직 이동성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30대 재직자도 해당 질문에 79%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과학기술인은 정부에 가장 희망하는 지원책으로 ‘연구개발(R&D) 비용 지원 및 연구비 지원 확대’(21.9%, 복수응답)를 꼽았다. 뒤이어 ‘학비·장학금 지원’ 8.6%, ‘금전적 지원’ 8.5%, ‘급여 인상 및 인건비 개선’이 4.8%로 집계됐다.
KIRD는 보고서를 통해 지역 과학기술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일자리 창출을 넘어 경력개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과 지역 대학 간 연구 환경 및 지원 격차를 줄이고, R&D 환경 개선과 경력개발 기회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태민 KIRD 원장은 “과학기술계가 직면한 이공계 인재 유출, 지역 간 인재 유치 불균형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양질의 일자리뿐만 아니라 경력개발이라는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젊은 과학기술인 경력개발 지원 확대를 위해 경력 상담 멘토링, 경력 설계 프로그램, 경력 정보 콘텐츠 개발, 연구기관 경력개발 제도 컨설팅 등 사업을 고도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