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를 늘리는 방법을 알려주마 [마감 후]

입력 2025-03-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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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차장

▲정치경제부 차장.
▲정치경제부 차장.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93년 110.2kg에서 지난해 55.8kg으로 30년 만에 약 절반으로 줄었다. 어디서 시작됐는지 모르겠지만, 부모님께 들었던 '흰쌀밥에 고깃국 한 그릇만 먹었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쌀 소비량이 줄면서 농정당국은 쌀 소비량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초부터 농림축산식품부를 출입하고 있는데 송미령 장관은 전통주 활성화를 통해 쌀 소비를 연 3만 톤(t) 늘리겠다고 했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5만t 이상의 쌀을 소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쌀 소비량을 늘리는 일은 만만치 않은 여정이다. 대표적인 다이어트 방법인 저탄고지는 저탄수화물 고지방의 약자로 밥을 먹으면 안 된다. 주변에서도 살을 빼야 한다며 밥을 안 먹는 사람이 많다. 쌀 소비량을 늘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뭐가 있을까. 최근 농협 고위 관계자들과 밥을 먹을 일이 있었다. 최근 화두다 보니 쌀 소비량 얘기가 나왔는데 우선 우스갯소리부터 얘기하자면 흔히 고깃집에 가면 고기를 먹다가 마지막에 공깃밥과 된장찌개를 주문하는데 고기를 많이 먹고 배가 불렀는데 괜히 마지막에 먹은 밥 때문에 배가 부르고 살이 쪘다고 오해를 받는다는 것이다.

쌀 소비를 늘리려면 식당 공깃밥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일본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일본에 간 한국인 입국자 수는 97만9042명으로 같은 시기 일본인 전체 출국자 수 91만2325명보다 많다. 그만큼 일본여행이 흔해졌는데 일본에 가보면 가장 놀라는 것이 밥맛이다. 주문하면 그때그때 밥솥에서 퍼서 주는데 고슬고슬한 게 여간 맛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밥을 주문하면 언제 했는지 모를 스테인리스 공기에 담긴 밥을 준다. 운이 좋아 갓 펐을 때 먹으면 맛있지만 대부분 찐밥이고 맛이 있을 리 없다. 우리도 일본처럼 공깃밥을 주문했을 때 그때그때 퍼서 주면 어떨까? 지금보다는 쌀 소비량이 늘어날 것 같다.

또 한 가지 방법은 농협 고위 관계자의 아이디어인데 쌀을 고급화하는 것이다. 이미 일반 쌀보다 식이섬유는 3배 이상, 필수 아미노산은 30% 이상 함유했거나 망간, 철, 아연이 20% 이상 들어있고 안토시아닌 함량을 늘려 노화예방, 피부미용, 면역력 증진, 변비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고급 쌀도 있다. 문제는 이들 쌀의 공급이 늘 일정치 않다는 점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이런 정보를 알고 쌀을 고급화해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추진하고 있지만, 생산이 담보되지 않아 지금까지 눈에 띄는 성공사례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더 쉬운 방법도 있다. 막걸리의 국내 쌀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주류의 쌀 사용량이 2021년 4만8000톤에서 2022년 4만9600톤으로 3.5% 증가했지만, 국산 쌀 사용량은 오히려 8.2% 줄었다. 쌀 사용량의 72%를 차지하는 막걸리의 국산 쌀 사용량은 35.9%에 불과하다. 주류 업체들이 국산 쌀을 쓰지 않는 것은 수입 쌀이 싸기 때문이다. 수입 쌀은 1㎏당 500원 수준으로 정부가 비축한 가공용 국내산 쌀의 절반 수준이다. 막걸리 업계와 대화를 통해 국산 쌀을 쓰면 각종 규제를 풀어주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수출용 막걸리는 살균탁주라고 표기를 해야 하는데 균이 들어가 오해를 산다. 살균탁주는 막걸리로 효모균이 살아있는 막걸리는 생막걸리로 표기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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