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축제’ 끝났다…월가, 올해 S&P500 평균 목표가 하향

입력 2025-03-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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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3.1% 하락…6개월래 최악의 성적
대선 이후 상승분 전부 반납
6일간 1% 이상 등락…4년여 만에 처음
“더 많은 트럼프發 변동장세 대비해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7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근무하는 옆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초상화가 나타나 있는 모니터가 놓여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7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근무하는 옆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초상화가 나타나 있는 모니터가 놓여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미국 주식시장의 ‘트럼프 랠리’에 최대 위기가 왔다.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성장 정책에 따른 기대감보다 경제 성장 둔화 우려에 더 방점을 찍으면서 월가 전문가들이 잇따라 뉴욕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 연말 평균 예상치도 하향 조정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P지수는 지난주 3.1% 하락하면서 6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S&P지수는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대통령선거 당선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제자리로 돌아갔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는 기술적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최근 수년 동안 뉴욕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빅테크마저도 매도세를 피하지 못했다. 알파벳과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 7개 주가를 종합한 ‘블룸버그 매그니피센트7(M7) 지수’는 3주 새 12% 이상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 규제 완화 등 친성장 정책을 앞세웠으며 관세를 통해 제조업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드라이브에 무역 전쟁이 재발해 물가가 치솟고 궁극적으로는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정책 불확실성 또한 경제 불안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한 관세 정책과 무역 전쟁 위협은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S&P지수는 6거래일 연속 1% 이상 급등락을 거듭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재임 시절 대선 결과에 불복했던 2020년 1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에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에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교수는 “주식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계획에 대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단지 협상 전략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지나친 과열 이후에는 더 큰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데니스 딕 트리플디트레이딩 트레이더는 “더 많은 ‘트럼프 펌프(급등)’와 ‘트럼프 덤프(매도)’에 대비하라”며 “대통령은 말을 멈추지 않는다.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개인투자자 대다수가 앞으로 6개월 동안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기간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은 20% 미만이었다.

월가 예측가들도 올해 증시의 장밋빛 전망을 재고하는 추세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말 S&P지수 평균 목표치 전망을 1월 초 ‘약 13% 상승’에서 현재 ‘약 10% 상승’으로 낮춰 잡았다.

올해 주가 하락을 예측한 몇 안 되는 전문가 중 한 명인 스티플니콜라스의 배리 바니스터 수석 주식투자전략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해에 대한 낙관적인 해석이 빗나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는 파괴자다. 새로운 질서를 재편하려면 기존 질서를 무너뜨려야 하므로 혼란의 시기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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