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직자와 실업자가 느는데 일자리는 감소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24를 이용한 신규 구직인원은 43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9만6000명(28.5%) 급증했지만, 신규 구인인원은 17만3000명으로 2000명(6.3%) 감소했다. 구직자가 늘고, 일자리는 줄면서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의미하는 구인배수는 0.40으로 0.15포인트(p) 하락했다.
여기에 비자발적 실직자에 해당하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1만7000명으로 2만3000명(25.1%), 구직급여 총 지급액은 1조728억 원으로 1109억 원(11.5%) 증가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와 총 지급액 모두 2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7년 이후 최대치다. 고용부는 구직급여 지급액 하한액 상승과 명절 전 근로계약 종료자들의 명절 후 구직급여 지연 신청으로 일시적으로 신규 신청자가 늘었다고 보지만, 건설업과 사업서비스업, 제조업, 도·소매업 등 일부 산업에서 신규 신청자 증가가 두드러지는 점을 고려하면 지연 신청 등을 결정적 배경으로 보기 어렵다.
그나마 고용부는 2월 신규 구인인원 감소 폭이 1월(-42.7%)보다 둔화한 점을 근거로 3월 이후에는 고용 상황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구인수요 자체는 여전히 감소하고 있는 상태”라면서도 “구직자가 늘어난 것은 경제활동인구 개념으로 보면 실업자가 늘어난 것인데, 이 부분이 (구인수요 회복으로) 기업에서 흡수된다면 3월에는 조금 더 긍정적인 수치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 뉴스
가장 큰 문제는 건설업 회복 지연이다.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상시·임시직)는 153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5만3000명(1.0%) 늘었는데, 건설업은 2만1000명 줄며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은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에게서도 16.4%를 점유한다.
천 과장은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가 2만1000명 정도 감소했는데,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건설업 취업자는 16만9000명 감소했다”며 “이는 고용보험과 구직급여 혜택을 못 받는 실직 현상을 의미한다. 실제 체감 상황은 이보다 더 안 좋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난 하반기부터 수주량이 늘었고, (당시에는) 이게 시차를 두고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11월 이후부터는 수주량도 감소하고 있다”며 “(또한) 수주량은 경상가격 기준이다. 건설비용이나 인건비 상승이 반영되지 않아 실질 수주액은 그렇게 큰 증가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시차를 두고 기성(시공실적)에 반영돼도 단기적으로 회복되는 것은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