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에 비해 낮은 평점…흥행 가능할까?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이 북미에서 개봉 첫 주 만에 1910만 달러(한화 약 276억 원)를 벌어들이며 1위를 기록했다. 한국 영화감독이 이 같은 성적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는 국내에서도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미키17'은 북미에서 개봉 첫 주에 1910만 달러의 수익을 달성했다. 업계에서 예상한 2000만 달러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성과다.
전작인 '기생충'은 북미 개봉 첫 주에 380만 달러의 수익을 달성했다. 개봉 초반에는 성적 저조했지만, 확장 개봉 이후 흥행 반등에 성공했다. '기생충'의 최종 북미 박스오피스는 5300만 달러에 육박한다. 역대 북미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1위다. 전 세계로 확장하면, '기생충'은 대략 2억6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또한 역대 한국영화 매출액 1위다.
업계 예상 수치보다는 낮지만, '미키17'의 북미 개봉 첫 주 성적은 한국 영화감독으로서는 최고 기록이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봉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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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미키17'의 전 세계 흥행 수익은 대략 5330만 달러(한화 약 772억 원)다. 북미를 제외하면, 한국에서의 수익이 전날 기준 약 1375만 달러(한화 약 200억 원)로 가장 많다.
'미키17'의 제작비는 1억1800만 달러로, 한화 약 1710억 원 수준이다. 마케팅 비용은 대략 8000만 달러인데, 흑자 달성을 위해서는 최소 2억7500만~3억 달러의 수익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 '기생충'이 달성한 전 세계 박스오피스 이상의 성과를 거둬야 한다.

‘미키17’의 해외 반응 및 평점은 전작인 ‘기생충’에 비해선 조금 낮다. 우선 로튼토마토 비평가 점수를 보면 ‘기생충’은 99%로 거의 만점에 가깝다. 이에 비해 ‘미키17’은 79%를 기록했다. 긍정 리뷰 비율이 60% 이상이면 ‘신선’하다는 평가다. 비율이 75% 이상이면 ‘공인 신선작’(Certified Fresh) 타이틀을 얻는다.
평론가들의 리뷰 점수를 종합해 평균화한 평점을 제공하는 웹사이트 메타크리틱 점수에서 ‘미키17’은 68점으로 호불호가 갈렸다. 반면 ‘기생충’은 96점으로 극찬을 받았다. 대중의 반응에 중점을 둔 평점 사이트 IMDb에서도 ‘기생충’은 8.5점인데 반해 ‘미키17’은 6.8점을 기록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코미디와 스릴러, 드라마의 요소가 적절히 배합된 '기생충'에 비해서 SF 장르인 '미키17'은 관객 취향이 갈릴 수밖에 없다"라며 "아직 첫 주 성적이니 최종 흥행 여부에 관한 판단은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키17'은 국내에서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국내 개봉작 가운데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미키17'은 '설국열차'(2013), '옥자'(2017)에 이어 봉 감독의 세 번째 영어 영화다. 에드워드 애슈턴의 SF소설 '미키7'을 원작으로 했다. 마카롱 장사를 하다가 재산을 탕진한 한 남성이 반복적으로 죽어야 하는 직업인 익스펜더블, 즉 인간 소모품으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특별 상영 부문 초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