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고비 넘겼지만…홈플러스, 현금 창출력 없인 ‘사면초가’

입력 2025-03-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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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3-10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오뚜기ㆍ롯데웰푸드 등 일부 업체 납품 재개

홈플러스, 6일부터 일반상거래 채권 순차 지급
3월 창립기념 세일 통해 3000억 현금 확보 기대
이후 4월 현금 창출에 대해선 우려 섞인 시선
홈플러스 “협력사 불안ㆍ불편 최소화 최선”

▲홈플러스 납품 재개 기업, 홈플러스 재무 상황 (이투데이 그래픽팀=김소영 기자)
▲홈플러스 납품 재개 기업, 홈플러스 재무 상황 (이투데이 그래픽팀=김소영 기자)

일부 제조사들이 납품 재개를 결정, 홈플러스의 매대가 텅텅 비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업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기습적인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직전 일부 미정산 사태가 이미 빚어진 데다, 선결제와 정산주기 단축을 요구하는 협력사가 늘면서 홈플러스의 현금 창출 압박은 계속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대규모 창립기념 세일 행사 흥행 여부와 2~3월 대금 정산을 해야 하는 다음달이 홈플러스의 현금 창출 최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10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6일부터 일반 상거래 채권(물품 대금)을 순차적으로 지급 중이다. 회생절차가 개시된 4일 이전 20일 내 발생한 공익채권부터 처리 중이며 20일 이전 발생한 회생채권을 지급하기 위한 법원 승인도 7일 받았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영세업자·인건비를 우선 지급하고 대기업 채권은 분할 상환할 계획이다.

앞서 일부 제조사들은 홈플러스의 정산 지연을 우려해 회생절차 직후인 5일부터 일제히 납품을 중단했다. 이 중 오뚜기,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등이 납품을 재개하면서 일단 고비는 넘겼다. 다만 아직 납품을 중단 중인 업체가 여전히 있어 세일 기간임에도 일부 매대가 비는 모습이 포착됐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창립 28주년 기념 초대형 할인 행사 ‘홈플런 이즈 백’을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이를 통해 이달 유입될 순 현금 규모를 3000억 원으로 추산한다. 6일 기준 홈플러스는 가용 현금잔고가 3090억 원 수준이며, 홈플런 행사까지 더해 총 6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면 상거래 채권 지급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가 매달 협력업체, 임대점주(테넌트) 등에 정산하는 상거래 채권은 5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중 물품·용역 대금은 3500억~4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홈플러스가 7일 법원에서 조기변제를 허가받아 지급 중인 상거래 채권은 지난해 12월분부터 올 2월분까지 총 3457억 원 규모다.

문제는 홈플런 행사 이후 홈플러스가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지에 의문부호가 찍힌다는 점이다. 통상 홈플러스의 월매출은 창립 세일을 하는 3월과 휴가철인 7월, 연말 12월이 7000~8000억 원 수준으로 가장 높다.

이 때문에 업계는 당장 4월이 홈플러스의 현금 창출력에 있어 최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현재 일부 제조사들은 지속적인 미정산을 우려해 선결제, 정산주기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홈플러스로선 평소보다 더 빠르게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이미 기습적인 회생절차 신청으로 시장 신뢰도가 하락한 만큼, 필요한 현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또 다시 납품 거부가 발생할 수 있다. 납품 중지 사태가 반복되면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 역시 어려워진다.

납품 중지 사태 외에도 홈플러스는 현재 테넌트에 대한 미정산도 발생하고 있다. 대형마트에 입점한 안경원·약국·의류매장 등은 '임대갑 방식'으로 계약, 매출과 무관하게 일정 금액을 임차료로 지급한다. 반면 '임대을 방식'이나 '특약 방식'으로 계약하면 대형마트 계산기기(포스)를 사용하고, 한 달 뒤 임차료 등을 제외한 매출을 정산받는다.

홈플러스의 테넌트는 약 8000개에 이르며, 통상 임대갑 방식보다 임대을·특약 방식 계약 비중이 더 크다. 현재 홈플러스에 입점한 일부 테넌트 점주는 1월 정산금을 아직 받지 못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 테넌트 점주는 커뮤니에서 "1~2월 대금을 3월말에 준다고 하고, 그것도 4분의 1밖에 준다고 통보받았다"면서 "대기업(납품사)에 선지급하고, '임대을'인 소상공인은 뒷전"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런 상황에도 홈플러스는 최악의 상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회생채권과 관련해 "소상공인·영세업자·인건비성 채권을 우선 지급하고 대기업 채권도 분할 상환할 예정"이라며 "대금 정산 지연으로 인해 협력사가 긴급자금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는 14일까지 상세 대금 지급 계획을 수립해 각 협력업체에 전달하고 세부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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