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트럼프 위협 속 9년 만에 총리 교체…‘경제통’ 카니 “미국 존중 보일 때까지 관세”

입력 2025-03-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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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취임 예정…정치 아웃사이더서 ‘위기의 사나이’로
캐나다·영국 중앙은행 총재 역임
금융위기 등 대응 이끌어
“하키처럼 무역 이길 것…트럼프 성공 내버려 두지 않겠다”

▲사진은 마크 카니 전 캐나다·영국 중앙은행 총재가 9일(현지시간) 집권 자유당 대표로 선출돼 차기 총리에 오르고 나서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타와/AP연합뉴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사진은 마크 카니 전 캐나다·영국 중앙은행 총재가 9일(현지시간) 집권 자유당 대표로 선출돼 차기 총리에 오르고 나서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타와/AP연합뉴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캐나다 집권 자유당의 새 대표에 ‘경제통’이자 ‘위기관리 전문가’ 마크 카니가 선출됐다. 캐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위협 속에서 9년 만에 새 총리를 맞이하게 됐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자유당 대표 선거에서 카니 신임 대표는 85.9%의 높은 득표율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전 재무장관, 카리나 굴드 전 하원의장, 프랭크 베일리스 전 하원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그는 이번 주 중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뒤를 이을 24번째 총리로 정식 취임해 10월 말 이전에 치러지는 총선 거 때까지 캐나다를 이끌게 된다.

59세의 카니 신임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라는 가장 큰 도전에 맞서게 된다. 그는 실질적인 정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캐나다 총리에 취임하는 첫 사례이지만, 주요 7개국(G7)인 캐나다와 영국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한 경제통이자 위기관리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미국 금융 대기업 골드만삭스에서 13년간 근무했다. 1998년 러시아 재정위기로 금융시장이 요동칠 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채권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2008년부터 2013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할 때에는 정책을 총동원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3년에는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총재로 취임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상황에서 신속한 금융완화로 경제를 지탱했다.

카니 신임 대표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할 준비가 된 유일한 사람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나는 평상시에는 별로 쓸모가 없을지 모르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가장 쓸모가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달 말 리더십 토론에서는 “나는 위기를 관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위기관리 측면에서 경험이 필요하고 협상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은 캐나다가 아니다. 캐나다는 어떠한 방식, 형태로든 결코 미국의 일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싸움을 원하지 않았지만 캐나다인은 누군가 글러브를 내려놓을 때 항상 준비돼 있다”며 “하키에서와 마찬가지로 무역에서도 캐나다가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선수들이 주먹다짐을 하기 전 장갑을 벗어던지는 것에 빗대 트럼프에게 맞서겠다고 역설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지속하는 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카니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 노동자와 가족, 기업들을 공격하고 있다. 우리는 그가 성공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우리 정부는 미국이 캐나다를 존중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할 때까지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조롱하면서 관세 압박을 강화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4일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 역시 오렌지 주스, 커피, 과일 등의 품목에 25%의 보복 관세를 적용해 맞대응했다. 아울러 미국의 관세 부과가 계속되면 자동차, 트럭, 철강 등 1250억 캐나다달러(약 127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많은 제품에 대한 새 관세 부과를 연기했지만 내달 다시 부과할 것이라는 위협은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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