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리더 리스크' 여전히 혼란한 체육계

입력 2025-03-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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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 소통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된다. 축구팬들에게도 우리의 의사결정 과정이나 이런 부분을 잘 설명드리면 하나하나 오해를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4연임 당선 소감 중)

모든 단체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리더의 역할과 방향성에 따라 그 조직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리더에 문제가 있으면 조직은 흔들릴 수밖에 없고, 자칫 무너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장기간 체육계가 '리더 리스크'로 흔들리고 있다. 시작은 2024년 8월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안세영이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내뱉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불신이었다. 안세영의 말 한마디에 그동안 곪아있던 배드민턴협회의 문제점들이 터져 나왔고 김택규 전 배드민턴협회장은 사회적 물의와 횡령, 배임 혐의 등을 받았다. 결국 김택규 전 회장은 차기 배드민턴협회장선거에서 김동문 원광대 교수에 밀리며 차기 회장 자리를 내줬고 연임에 실패했다.

그나마 불길이 번졌던 대한체육회는 회장이 바뀌면서 분위기 쇄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공직 복무점검단은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에 대한 점검을 시행한 결과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에 대해 업무방해, 금품 등 수수,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전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은 직무정지 상태에서도 차기 회장 선거 출마를 강행했고, 총투표수 1209표 중 379표를 획득했지만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417표)에게 밀리며 낙마했다. 그야말로 모두의 예상과 다른 결과에 체육계도 변화의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도 시끄러운 축구협회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교수와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제치고 당선하며 4연임에 성공했다.

정 회장에 대한 선거 과정에서의 공정성 논란,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 스포츠공정위원장과의 유착 의혹에 축구협회에 대한 축구팬들의 불신까지 쌓여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과는 앞으로 더 축구계를 혼란시킬 여지를 남겼다.

실제로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문체위 위원들은 정 회장 당선에 문제를 제기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회장을 둘러싼) 중징계에 대한 판결이 아직 나지 않았는데 인준을 보류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정 회장의 인준권을 가진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징계 요구는 축구협회로 가 있다. 인준을 늦추면 경기 단체의 자율성·독립성을 해치는 것"이라며 "정 회장 인준은 규정대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과 박주호 전 국가대표 선수는 정 회장의 연임에 따른 보복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구계 현실을 알린 이들이 보복을 당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며 "정 회장의 측근들이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했다. 박 해설위원은 정 회장에 대한 4연임을 공개 반대한 후 스카이스포츠 K리그 해설진에서 제외됐고, 정 회장 체제에서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이 불공정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박주호는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물러났다.

물론 정 회장이 4선 임기 동안 산적한 현안을 잘 풀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 현안의 중심에 있었던 것이 정 회장이기에 많은 축구인과 축구팬들의 불신은 팽배하다. 윈스턴 처칠의 말 중 "위대함의 대가는 책임감이다"라는 말이 있다. 때로는 좋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책임을 지는 것도 리더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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