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특급호텔들이 자체적으로 담근 김치를 고객들에게 정기적으로 판매하는 구독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당초 숙박객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소규모로 판매가 이뤄졌던 호텔 김치가 새로운 수익 창출 활로를 가져다주고 있는 것이다.
1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이달 7일부터 '프리미엄 김치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김치 배달을 해주는 것으로 제품과 중량, 배달 주기는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는 원하는 기간마다 다양한 제철 김치를 맛볼 수 있다. 김치 종류와 가족 수 등에 맞는 옵션(선택사항)을 고르면 된다.
일찌감치 '김치 맛집'으로 소문난 조선호텔은 단골이 늘고 김치 매출이 확대되면서 구독 서비스 출시로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조선호텔 김치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46% 늘었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조선호텔 김치는 재주문율이 높다"며 "구독 서비스는 탄탄한 단골 고객층을 위해 설계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김치 구독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호텔은 워커힐호텔이다. 워커힐호텔이 첫 번째 김치 브랜드인 수펙스(SUPEX) 김치를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건 2009년이다. 이어 워커힐 김치의 두 번째 구독 서비스는 2022년 12월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워커힐호텔의 김치 매출은 전년 대비 24.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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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도 2023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김치 사업에 뛰어들었다. 4~9㎏ 제품으로 장기 소비를 겨냥한 것이 특징으로 당일 생산·출고 시스템으로 운영하기 위해 배달은 주 1회만 실시한다. 롯데호텔의 올해 1∼2월 김치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4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는 자사 계열사인 롯데멤버스를 통해 엘포인트 구독클럽으로 롯데호텔 김치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파라다이스호텔앤리조트 역시 작년 10월 김치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파라다이스호텔앤리조트 대표상품인 포기김치 상품은 출시 넉 달 만에 1만 개 넘게 판매됐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김치 인기의 가장 큰 이유는 호텔 브랜드에 대한 신뢰에 있다"며 "좋은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인식과 호텔에서만 먹을 수 있던 김치를 우리 집 식탁에서도 먹을 수 있다는 경험의 확대가 고객의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