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여건 열악할수록 청년 '쉬었음' 장기화…4명 중 3명 "상태 불안"

입력 2025-03-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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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2025년도 청년고용포럼' 1차 회의 개최…장기 쉬었음 청년 증가 원인 등 논의

일경험이 적거나 과거 일자리의 근로조건이 열악한 청년일수록 ‘쉬었음’ 상태가 길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장기 쉬었음 청년 4명 중 3명은 현재 상태에 불안을 느꼈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2025년도 청년고용포럼’ 1차 회의를 열어 쉬었음 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쉬었음의 원인을 논의했다. 쉬었음은 비경제활동상태 중 하나로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조기퇴직·명퇴 등으로 쉬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쉬었음 청년은 취업·훈련·교육을 중단·포기한 니트족(NEET)과 유사한 의미로 쓰인다.

이날 포럼에서 한국고용정보원이 1년 이상 쉬었음 경험이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일경험이 없을수록, 미취업 기간이 길수록, 과거 일자리가 저임금·저숙련·불안정할수록 현재도 쉬었음 상태로 남아있는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을 택한 사유는(중복응답)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과 ‘교육·자기계발(35.0%)’이 가장 많았다. ‘번아웃(27.7%)’, ‘심리적·정신적 문제(25.0%)’도 상당한 비율을 보였다. 특히 ‘쉬었음 상태가 불안하다’고 답한 비율이 77.2%에 달했다. 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충전의 시간’이라는 인식은 줄어들고 ‘힘든 시간’, ‘구직 의욕을 잃게 만든 시간’이라는 인식이 늘었다.

그럼에도 응답자들은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84.6%는 ‘삶에서 일이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며, 57.3%는 ‘앞으로 더 좋은 일자리로 이직할 수 있다’고 답했다. 취업에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생활비 지원보다 직업교육·훈련과 취업알선·정보제공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은 수도권과 지방 간 청년 일자리 격차가 ‘쉬었음’ 증가로 연결되는 문제를 제기했다. 2010년대 일자리 분포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18년을 기점으로 청년 취업자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했는데, 이는 경남 조선업 등 비수도권 제조업 침체와 수도권 지식기반산업 부상에 기인했다. 이후 청년들이 수도권 지식기반 산업과 대면 서비스업으로 집중되면서 최근에는 이 산업에 취업했던 청년을 중심으로 쉬었음 청년이 증가하는 추세가 관찰된다.

회의 참석자들은 청년들이 일하는 중 겪는 심리적 문제로 쉬었음 상태에 빠지거나, 쉬었음 과정에서 경험하는 불안이 고립·은둔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심리상담 지원을 확대하고, 초기 쉬었음 단계에 조기 개입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청년들이 좁은 취업문 앞에서 좌절하거나, 취업 후에도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아니었다고 방황하는 상황이 쉬었음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며 “정부는 졸업한 청년들이 쉬었음 상태로 빠지지 않도록 올해 졸업 후 4개월 이내 조기 개입해 취업을 지원하는 ‘한국판 청년 취업지원 보장제’를 시작했다. 또한, 전국 100여 개 고용센터에서 제공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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