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도 첫 연간 흑자 기대감
중·저신용자 대출 강화…건전성 관리 부담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5682억 원으로 전년(3677억 원) 대비 54.5% 급증했다. 두 은행 모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토스뱅크는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의 성적표를 봤을 때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케이뱅크는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281억 원으로 전년(128억 원) 대비 열 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836억 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다. 카카오뱅크의 순이익도 44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0%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까지 34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인터넷은행들은 금리 경쟁을 통해 여신(대출)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기준 여신 잔액은 16조2700억 원으로 전년(13조8400억 원) 대비 17.6%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여신 잔액은 43조2000억 원으로 12% 늘었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여신 잔액은 14조699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급증했다.
그러나 대출 증가와 함께 이자도 받지 못하는 ‘깡통 대출’이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무수익여신(NPL)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040억 원으로 전년(1680억 원)보다 21%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은 2072억 원으로 전년 동기(1604억 원) 대비 468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의 무수익여신은 1410억 원에서 1154억 원으로 256억 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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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인터넷은행 3사는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30%)를 초과 달성했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높은 34.7%의 비중을 달성했으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각각 34.1%, 32.4%를 기록했다.
다만 연체율은 다소 안정되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0.52%로 전 분기(0.48%)와 전년 동기(0.49%)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케이뱅크는 연체율이 2023년 말 0.96%에서 지난해 말 0.90%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86%에서 0.82%로 낮아지는 등 자산 건전성이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올해부터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은행의 건전성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민생 경제 점검 회의’에서는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대출 활성화를 위해 신규 대출 취급액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로 채우도록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평잔 기준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를 맞추려면 신규 대출 취급이 불가피하다”면서 “신규 대출 비율을 규정으로 정해 놓으면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면서 전체 포트폴리오 운영에도 제약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