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프롬프트 스몰토크'이다. 어떻게 명확하게 지시를 내려야 생성형 AI를 잘 쓸 수 있는지, 어떻게 더 좋은 결괏값을 유도하는 지를 공유한다. '어떤 답은 챗GPT 보다 클로바가 낫다', '에이닷은 이런 부분이 좋다' 등 사용하고 있는 AI 서비스를 서로 비교하기도 한다.
거창하고 대단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인 경우는 거의 없다. 스몰토크인 만큼 대부분의 대화는 우스꽝스러운 생성형 AI와의 일화로 흐른다. AI가 술자리 삼행시 건배사를 대신 써준 이야기, 두서 없는 불경을 외는 듯한 상사의 지시를 AI가 요약해준 경험, AI의 도움을 받아 거절하기 어려운 상사의 지시를 완곡하게 거절한 경험 등. 생성형 AI는 어느새 'K-직장인'의 애환을 덜어주고 있다. 설문조사 업체 나우앤서베이의 조사 결과, 직장인 73.9% 생성형 AI 사용 경험이 있다고 한다.
직장생활의 애환뿐만이 아니다. AI는 사주 풀이와 고민·심리 상담까지 해준다. 온라인상에는 챗GPT로 사주풀이나 심리상담을 효율적으로 요청하는 프롬프트 공유 글이 넘친다. 단순히 생년월일을 넣고 '운세를 봐줘'라고 요청하기보다 '나의 생년월일을 명리학을 기반으로 풀이해줘'라고 말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대표·C레벨 임원 등 각 회사나 조직 의사결정자와 프롬프트 스몰토크를 한 경험이 많이 없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직급별 생성형 AI 사용 경험을 다룬 설문조사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지만, 높은 연령대로 갈수록 사용 비율이 낮아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생성형 AI 서비스 경험률은 33.7%였으나, 50대는 10.9%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한 IT기업 홍보는 "그들은 이미 높은 자리에 있어서 AI 대신 아랫사람에게 일을 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AI 시대, 대표나 임원은 회사나 조직의 디지털 전환을 결정하는 주요 의사결정권자다. 생성형 AI를 잘 쓰지도 않는 사람들이 조직 내 코파일럿 도입 여부와 DX 전환을 결정하는 건 아이러니다. 한때 국가AI위원회 수장을 맡았던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 그 분 역시 일하면서 과연 생성형 AI를 얼마나 써봤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