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투기 수요 과도…적정 비중으로 '중장기' 투자해야"

입력 2025-03-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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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연구소 보고서 발표
금값 상승, 불확실성 확대에 기인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의 고조로 금 수요가 치솟으면서 시중은행과 금은방에서 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조폐공사는 시중은행에 골드바 판매 중단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조폐공사는 홈페이지에도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 이른 시일 내 판매를 재개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띄웠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에서는 골드바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10일(현지시간) 트로이온스당 2908.17달러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을 정리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의 고조로 금 수요가 치솟으면서 시중은행과 금은방에서 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조폐공사는 시중은행에 골드바 판매 중단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조폐공사는 홈페이지에도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 이른 시일 내 판매를 재개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띄웠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에서는 골드바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10일(현지시간) 트로이온스당 2908.17달러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을 정리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금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가운데 금 투자는 적정 비중으로 중장기에 걸쳐 수익을 꾀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 투기 수요가 몰린 데다 금리 전망도 불확실해 금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1일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진짜 금값이 된 금 얼마까지 갈까' 보고서에 따르면 금값이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투기적 자금 유입, 지정학적 위기, 중앙은행의 매수세 등이 있다. 최근의 금값 상승세는 전통적인 경제 변수보다는 불확실성 확대에 주로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금값은 기존의 귀금속 수요 외에 투자 포트폴리오 인플레이션 방어 등 다양한 목적으로 금을 보유하는 것이 유행이 되면서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0일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은 1g당 13만9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16만 원이 넘기도 했던 지난달과 비교하면 가격이 내려왔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9만 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52%가량 급등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한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금리 전망과 관세 전쟁 등 불안정한 정치경제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증가했다고 봤다.

또, 트럼프 2.0 시대가 도래하면서 관세 전쟁 확산 가능성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금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금값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10% 넘게 올라 온스당 290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국내 금값은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 불안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강해지면서 더 상승했다. 지난달 KRX 금시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20% 이상 높아졌다. 소액 금을 재테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움직임이 급증하면서 조폐공사와 금거래소가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금 가격이 우상향하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와 중국의 중앙은행 등이 탈달러화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외환 보유고의 안정성을 확보하려 금 보유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은 공급이 제한적인 만큼 수요가 가격을 좌우한다. 글로벌 IB는 올해 금 가격이 3000~3300달러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백종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향후 금값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적정 비중으로 중장기에 걸쳐 투자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제언했다. 현재는 금 강세 요인이 우세하지만, 금리와 달러 전망 등 변수가 남아 있는 가운데 최근의 투기 수요가 과도한 만큼 금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금 가격은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수요와 글로벌 투자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백 연구위원은 "금은 주식, 채권 등의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아 정치, 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을 때 포트폴리오 분산 측면에서 우수한 자산"이라며 "금 가격이 단기간에 많이 오른 상황에서 단기 차익을 위한 보유보다는 포트폴리오 위험 분산 및 중장기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금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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