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는 기본설계한 현대重 건조
'원팀' 계약은 실현 가능성 낮아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의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가운데 방위사업청이 관례대로 수의계약 방식을 택할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쟁입찰을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동 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양사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등 물밑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이달 17일 사업분과위원회에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심의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은 내달 열리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로 넘어가 최종 결론이 맺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시작된 KDDX는 6000톤(t)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7조8000억 원에 달한다. 함정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201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각각 수행했다. 마지막 단계인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두고 양사 갈등이 불거지며 일정이 다소 밀리긴 했지만, 내달이면 최종 사업자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어느 쪽도 승리를 확신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기존 관례대로라면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이 수의계약을 통해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아야 한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군사 기밀 혐의 등을 지적하며 경쟁입찰을 주장한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KDDX 사업 방산업체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모두 지정한 것도 이례적이란 평가다.
한화오션도 법적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입장이다. 한화오션이 2013년 개념설계 용역을 마친 뒤 보고서 원본을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방위산업보안업무훈령은 용역 종료 후 업체가 모든 제반 자료를 소유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방첩사령부는 방사청 의뢰로 한화오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전력화 일정이 예상보다 더 늦어진 만큼 공동 설계 및 동시 건조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함정 수출 사업에서 ‘원팀’을 구성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KDDX 사업에서도 국내 방산업계의 전체 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공동 설계 방식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전례가 없는 데다 예산 문제, 시험평가 함정 선정 등 추가적으로 협의해야 할 사항들이 추가되면서 전력화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