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인어공주에 이어 라틴계 백설공주…디즈니 PC 영화 흥행 잔혹사 이어지나 [이슈크래커]

입력 2025-03-11 17:0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디즈니 실사 영화 시리즈, 애니메이션 영화 등 디즈니에서 나온 영화들은 한국영화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2012년 작 ‘어벤져스’의 흥행 이후 마블 히어로 영화들의 흥행세가 가팔라지며 ‘마블 민국’이라는 말도 나왔죠.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한국영화 시장이 축소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고, 2019년 ‘어벤져스:엔드게임’ 이후 나온 마블 영화들은 물론 그즈음부터 개봉됐던 디즈니 실사 영화 시리즈 상당수가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C) 논란에 시달리며 흥행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 나왔던 영화들인 ‘이터널스’,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 ‘더 마블스’, 흑인 주인공으로 논란이 된 인어공주 실사영화, 최근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브레이브 뉴 월드’ 등이 그 예시죠. 이 영화들은 배역에 알맞지 않은 유색인종 배우, 서사에 불필요한 성 소수자 이야기, 과도한 여성 서사 강화 등으로 논란이 됐고, 그것이 흥행에도 악영향을 끼쳤어요.

이처럼 많은 부정적 사례에도 불구하고 디즈니 영화의 PC 논란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다음 주 개봉을 앞둔 백설공주 실사 영화 역시 주인공 배역으로 인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어요.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흑인·성 소수자·여성 서사 강조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침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한 2008년 작 ‘아이언맨’의 흥행을 시작으로 본격화됐습니다. 이후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 다른 슈퍼 히어로들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들이 모두 모여 찍은 ‘어벤져스’의 성공으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마블 영화의 인기가 치솟았죠.

이러한 인기는 타노스라는 거대한 적에 맞서 싸우는 내용인 ‘어벤져스:인피니티워’와 ‘어벤져스:엔드게임’의 개봉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처럼 이후의 마블 영화들의 흥행 성적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이는 히어로 영화의 캐릭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흑인·성 소수자·여성 서사가 중심이 됐습니다.

특히 어벤져스:엔드게임 이후 기존 인기 캐릭터였던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를 대체하는 새로운 히어로인 아이언하트와 뉴 캡틴 아메리카는 모두 흑인 배역으로 바뀌었어요. 토르와 헐크는 여성 캐릭터로 세대교체가 진행됐죠. 이런 세대교체 과정에서 관객들은 “멋지지도 않고 PC만 크게 강조되고 개연성은 부족한 세대교체를 진행했다”며 혹평했어요.

이에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토르: 러브 앤 썬더’, ‘블랙팬서:와칸다 포에버’ 등 여러 작품들은 예상보다 저조한 흥행을 하거나 전작보다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특히 가장 최악은 ‘더 마블스’로 과도한 페미니즘과 PC가 논란이 되며 2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어요.

침체되는 상황에서도 PC와 거리를 뒀다고 평가받는 마블 영화인 ‘데드풀 앤 울버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는 흥행에 성공했죠. 심지어 데드풀 앤 울버린 영화에는 마블 영화들이 PC를 강요하는 것을 풍자하는 장면까지 나오며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어요. 이는 디즈니의 다양성 정책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대변해주는 사례입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흑인 인어공주의 실패에도 라틴계 백설공주 택한 디즈니

디즈니는 2016년 인어공주 실사 영화 제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주인공인 에리얼 역에 흑인 가수였던 핼리 베일리의 캐스팅을 발표하며 전 세계적으로 PC 논란이 다시 한번 불붙었어요.

원작이었던 인어공주 애니메이션 영화의 에리얼은 흑인이 아닌데, 억지 캐스팅을 밀어붙였다는 거죠.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면 주인공이 어떤 인종이건 상관없지만, 리메이크 작품이면서 주인공 캐스팅이 원작과의 괴리가 심했기 때문이에요. 핼리 베일리가 아무런 티켓 파워도 없고, 오리지널 주인공 캐릭터와 닮은 것도 아니고, 연기력이 검증된 것도 아닌데 캐스팅된 것은 PC가 아니면 설명하기 힘들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죠.

여러 논란에도 제작을 밀어붙인 디즈니는 첫 정식 예고편을 공개했고, 유튜브에서만 싫어요 수가 190만 개를 넘어섰다는 기사들이 쏟아졌어요. 2023년 작 인어공주 실사영화의 평가는 개봉 후에도 뒤집히지 않았습니다. 수익 역시 약 2000억 원 적자로 끝나 결과적으로 실패작으로 남게 됐어요.

인어공주의 블랙 워싱 논란으로 인한 참패에도 디즈니는 백설공주 실사화 영화의 주인공 역에 라틴계 배우 레이첼 제글러를 캐스팅했습니다. 백설공주라는 이름 자체가 하얀 눈과 같은 피부를 가졌다는 의미인데 이와 배치되는 배우를 섭외했죠.

또한, 레이첼 제글러는 백설공주 원작에 대해 “시대에 뒤떨어졌다”, “극 중 왕자는 백설공주를 스토킹하는 이상한 남자”라는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이에 백설공주 실사화 영화 역시 제작단계에서부터 논란에 시달렸고, 백설공주의 유튜브 공식 예고편 역시 100만 개 이상의 싫어요를 기록했어요. 이러한 논란에 디즈니는 영국에서 예정됐던 프리미어 시사회 개최를 취소하고 제한적인 질문만 받는 기자회견 방식으로 변경했죠.

디즈니 관계자는 “부정적 여론을 인식한 결과”라며 “주연 배우인 레이첼 제글러가 받을 질문도 최소화하려고 한다”고 밝혔어요.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DEI 정책 폐기한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왕국 명성 되찾을까

이처럼 지난 몇 년간 디즈니는 작품 정체성을 훼손하면서까지 정치적 올바름을 자신들의 영화나 TV 시리즈에 과도하게 넣는다는 비판을 받았고, 해당 논란이 있었던 작품들은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즈니의 기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후 디즈니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축소 및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디즈니는 자사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스트리밍되는 고전 작품들의 시작 화면에 먼저 나오는 ‘사람이나 문화에 대한 부정적 묘사나 학대 장면을 포함한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당시에도 잘못된 것이었고, 지금도 잘못된 것’이라는 사전 경고 문구를 삭제했어요.

이외에도 임원 보상 평가 지표에서 다양성 및 포용성 부문을 인재 전략으로 변경했고, 픽사 애니메이션 신작 ‘이기거나 지거나’에 등장하는 트렌스젠터 스토리 라인을 삭제했어요.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디즈니의 파트너들과 제작팀들은 스토리텔링보다는 메시지를 넣는 것을 더 우선시해왔다. 앞으로는 절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관객들의 즐거움에 초점을 두고 영화를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디즈니가 재미를 1순위로 두고 제작했던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가겠다고 천명한 건데요. 백설공주 이후 나올 디즈니의 영화들이 엔터테인먼트적인 가치를 얼마나 존중할지 기대됩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형제의 난ㆍ적대적 M&A 활개…첨예한 표 갈등 ‘도돌이표’ [뉴노멀 경영권 분쟁中]
  • ‘FDA 허가 초읽기’ HLB그룹 주요 경영진, 주식 매입 행렬…“책임 경영 강화”
  • 김수현 '미성년 교제 의혹'에 광고계 좌불안석…손절 시작되나
  • "받은 만큼 낸다" 75년 만에 상속세 대수술...상속인 중심으로 개편[유산취득세 개편]
  • 홈플러스 대금 지연에 ‘테넌트’도 피해…중소매장만 ‘발 동동’
  • 분수령 맞은 우크라 전쟁…‘30일 휴전안’ 푸틴 받아들일까
  • 트럼프의 도 넘은 ‘오락가락’…기업인들은 ‘벙어리 냉가슴’
  • [써보니] “보통 아니네”…나도 몰랐던 내 취향 찾아준 네이버 ‘플러스스토어’
  • 오늘의 상승종목

  • 03.1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1,408,000
    • +1.47%
    • 이더리움
    • 2,823,000
    • -0.11%
    • 비트코인 캐시
    • 495,600
    • -1.27%
    • 리플
    • 3,218
    • +3.51%
    • 솔라나
    • 182,300
    • -0.65%
    • 에이다
    • 1,083
    • +1.31%
    • 이오스
    • 717
    • +3.17%
    • 트론
    • 329
    • -4.64%
    • 스텔라루멘
    • 375
    • +1.08%
    • 비트코인에스브이
    • 47,530
    • +1.93%
    • 체인링크
    • 19,300
    • +1.95%
    • 샌드박스
    • 411
    • +3.0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