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백·빕스는 리로케이션·고객층 확대 전략 펼쳐
2000년대 호황을 누렸던 'TGI 프라이데이스'가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철수하면서 같은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의 생존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아웃백)와 빕스는 대형 단독 매장에서 복합쇼핑몰 등에 입점하는 리로케이션(Relocation·새로운 위치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세우는 전략)과 고객 타깃층 확대 등 차별화 전략으로 고물가 시대 새로운 외식처로 되레 부상하고 있다.
1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엠에프지코리아가 운영하는 TGI 프라이데이스가 이달 국내 4개 매장을 닫고 브랜드를 완전 철수한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미국식 립과 뉴욕 스테이크 메뉴로 인기를 끌었지만, 경쟁 브랜드가 늘고 1·2인 가구 확대 등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결국 한국 시장을 떠나게 됐다.
반면 같은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에 속하는 아웃백과 빕스는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건재하다. 기존 점포 출점 전략을 과감히 바꾸고, 주요 고객 타깃층도 4인 가족 단위에서 1~2인 가구, 회식 단체 고객까지 다변화하는 등 빠르게 변화한 덕분이다.
특히 리로케이션 전략이 신의 한수였다. 과거엔 한 건물에 주차장까지 둔 대형 단독 매장을 고수했는데, 2020년대 들어선 대형 복합 쇼핑몰과 유명 백화점에 입점하는 형태로 전략을 바꿨다. 임대료 등 높은 고정비용을 해소하는 동시에 높은 고객 접근성을 얻는 '두 마리 토끼' 전략이 빛을 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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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닝브랜즈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백은 현재 주요 복합 쇼핑몰 내 5개 매장을 포함해 총 97개 점포가 있다. 특히 복합 쇼핑몰 매장의 매출이 눈에 띈다. 2월 문을 연 ‘고양 스타필드점’은 누적 방문객이 2주 만에 1만5000명을 돌파했다. 같은달 23일엔 하루 1200명 넘게 찾아, 아웃백 역대 일일 최다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내 ‘잠실롯데점’도 이날 새로 열었다. 좌석도 2인석·4인석·6인석·프라이빗 룸(14인석) 등으로 다양화해 해 고객 저변 확대를 노렸다.
아웃백은 앞으로도 입지가 좋은 복합 쇼핑몰 내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올 상반기 4곳, 하반기 1곳 등 총 5개 신규 매장을 비롯해 5월엔 고덕 아이파크디어반점과 구의 이스트폴점을 열 계획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도 수익성이 낮은 매장은 과감히 정리하고 유동 인구가 많은 쇼핑몰·백화점에 입점하는 리로케이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 개장한 ‘빕스 마곡 원그로브점’은 애초 빕스 1호 매장인 강서구 등촌점을 리로케이션한 매장이다. 이곳이 입점한 원그로브몰은 연면적 약 46만㎡로 축구장 3배 규모의 대형 복합상업시설이다. 집객 효과가 큰 곳이다 보니 개점 첫날 빕스 매장 중 매출·방문객 수 1위를 달성했고 2주 만에 누적 방문객 수 1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빕스 은평롯데점’도 서울 은평구 최대 복합쇼핑몰에 입점, 오픈 한 달 만에 방문객 수 1만 명을 돌파했다. 이곳은 현재 매출과 방문객 수 기준 모두 전국 빕스 매장 중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리로케이션 전략 덕분에 2024년 빕스 신규 점포의 평균 점포당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5% 이상 늘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비롯해 다수의 외식 브랜드가 최근 복합 쇼핑몰 입점 전략을 통해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독자 건물 운영에 따른 부담을 해소하고 집객 효과가 큰 곳에 테넌트(임대 매장)를 선택한 결과로, 향후 이런 흐름은 계속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