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신규 개설 블로그 전년 대비 70% 증가…총 사용시간 7억 시간
카카오 브런치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후 2030세대 이용자 11% 증가
쇼트폼에 빠졌던 MZ세대 사이에서 글을 쓰고 책 읽는 것을 힙하다고 여기는 이른바 ‘텍스트힙’, ‘라이팅힙’ 열풍이 불면서 장문의 글을 창작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 블로그와 카카오 브런치스토리 같은 글쓰기 플랫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Z세대에게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자기표현의 도구이자 트렌디한 취미로 자리 잡았다. 소셜미디어(SNS)에서 블로그 시작을 알리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되었으며 라이팅힙 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글쓰기는 MZ세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틱톡, 릴스, 쇼츠 같은 쇼트폼 콘텐츠가 빠르게 소비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반면 블로그나 브런치 같은 텍스트 기반 플랫폼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깊이 있게 정리하고 공유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행을 주도할 정도로 파급력이 큰 배우 한소희, 신민아 등 유명 연예인들이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공유하고 팬들과 소통하면서 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23년 126만 개의 블로그가 신규로 개설되는데 그친 반면 지난해에는 214만개로 전년 대비 약 7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블로그 총 사용시간은 7억 시간을 기록하는 등 이용자 락인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루 동안 작성된 게시글 수는 최대 120만 개에 달하며 방문자는 1800만 명, 페이지뷰는 2억6000만 건을 기록하는 등 블로그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신인 작가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카카오의 브런치스토리는 별도의 작가 승인 제도를 통과한 작가들만 글을 작성할 수 있는 글쓰기 플랫폼이다. 지난해 10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촉발된 텍스트힙 열풍으로 10월 2030세대의 브런치 이용자는 전월 대비 11.3%나 증가했다.
특히 글쓰기를 통해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늘어나며 브런치를 통해 글쓰기 활동을 하는 이용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가 2023년 8월 시범 도입한 ‘응원하기’는 창작자가 글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후원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이다. 응원하기 모델 시범 도입 후 우수 창작자의 게시글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으며 지속 상승 중이다.
카카오가 지난해 2월에는 응원하기를 정식 오픈하며 8만 명의 브런치 작가들이 독자와 직접 소통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정식 오픈 후 창작자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늘어나 게시글 수는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현재 약 1만여 명의 작가들이 응원하기로 독자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누적 응원금은 3억 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는 응원하기에 이어 독자들이 마음에 드는 작가의 글을 월 3900원에 유료 구독하는 ‘브런치 작가 멤버십’을 상반기 동안 시범 운영하며 창작자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쇼트폼 영상에 피로감을 느낀 MZ세대들이 긴 호흡의 텍스트 콘텐츠에 몰입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 브런치 같은 글쓰기 기반 플랫폼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