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포’ 불안한 증시…환율도 요동

입력 2025-03-11 16:5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11일 국내 양대 증시는 크게 출렁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경기침체(Recession) 암시와 인플레이션 반등 압박이 불과 1주일 전 급락장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며 투심을 짓눌렀다. 외국인투자자의 매물 폭탄으로 코스피는 단숨에 2530대로 밀려났고, 원·달러 환율은 1460원대를 뚫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32.79포인트(p)(-1.28%) 하락한 2537.60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률은 지난달 28일 ‘검은 금요일’(-3.39%) 이후 가장 컸고, 종가 기준 2540선 아래로 떨어진 건 4일(2528.92) 이후 약 6거래일 만이다. 개인 홀로 4860억 원을 사들였지만, 3550억 원, 2370억 원씩 팔아치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떠받치기엔 역부족이었다.

현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이틀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5일까지 9거래일째 순매도 행렬을 이어왔던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도 6087억 원어치를 처분해 이달 들어 단 하루(10일)를 제외하고 ‘팔자’ 행렬 중이다. 4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어온 코스닥은 이날도 4.32p(-0.60%) 내린 721.50에 마감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자금이 이탈하자 원화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장보다 5.90원 오른 1458.2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한때 1460원대를 재돌파하며 지난 5일 고점(1460.50원)을 4거래일 만에 되돌렸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증폭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8만 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간밤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라며 단기 침체나 주가 급락을 시인하겠다고 시사하자 투자심리가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관세 부과의 ‘부메랑 효과’로 미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위험을 키울 것이란 우려가 지속되는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

올해 들어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한 가운데 2월 신규고용이 예상을 밑돈 것은 이러한 경기둔화 우려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공해왔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수는 15만1000명으로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했던 17만 명에는 못 미쳤다. 여기에 일본은행(BOJ) 긴축 기조가 강화하면서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8%,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2.70% 각각 빠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00% 급락한 1만7468.32에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2022년 9월 13일(-5.13%)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테슬라(-15.4%)를 필두로 대형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하며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가 급부상하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5% 가까이 떨어진 후폭풍도 국내 시가총액 상위 기업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 대표적으로 코스피 시총 1~5위 기업인 삼성전자(-0.19%), SK하이닉스(-0.05%), LG에너지솔루션(-2.43%) 등은 줄줄이 미끄러졌다.

변동성 지수(VIX)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일(현지시각)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VIX는 27.86이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였으며, 장중 한때 최고 29.56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VIX는 이날만 19.21% 상승했고, 올해 기준으로는 60% 넘게 올랐다. 일반적으로 VIX가 상승하면 시장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하락하면 안정적인 시장 상황을 나타내기 때문에 ‘공포지수’라 불린다.

전문가들은 AI모멘텀을 중심으로 한 미국 쏠림 현상에 대한 되돌림이 나타나는 한편 하락장에도 코스피의 펀더멘탈이 미국 대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내수경기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상황이지만, 금리 인하와 재정확대 기조가 뚜렷하고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점차 견고해지면서 상대적 강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갈라선 JTBC와 C1…낭만 걷어진 ‘최강야구’의 현재 [해시태그]
  • “송금 실수했는데, 안 돌려줘요”…예보 ‘착오송금 반환지원’을 기억하세요 [경제한줌]
  • 형제의 난ㆍ적대적 M&A 활개…첨예한 표 갈등 ‘도돌이표’ [뉴노멀 경영권 분쟁中]
  • ‘FDA 허가 초읽기’ HLB그룹 주요 경영진, 주식 매입 행렬…“책임 경영 강화”
  • 김수현 '미성년 교제 의혹'에 광고계 좌불안석…손절 시작되나
  • 결혼 해야 할까?…男 직장인 "반반" vs 女 직장인 "딱히" [데이터클립]
  • "받은 만큼 낸다" 75년 만에 상속세 대수술...상속인 중심으로 개편[유산취득세 개편]
  • 홈플러스 대금 지연에 ‘테넌트’도 피해…중소매장만 ‘발 동동’
  • 오늘의 상승종목

  • 03.1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2,732,000
    • +1.03%
    • 이더리움
    • 2,812,000
    • -1.64%
    • 비트코인 캐시
    • 497,200
    • -2.13%
    • 리플
    • 3,275
    • +3.18%
    • 솔라나
    • 185,000
    • +0.05%
    • 에이다
    • 1,090
    • +0%
    • 이오스
    • 726
    • +2.98%
    • 트론
    • 329
    • -4.08%
    • 스텔라루멘
    • 379
    • +0.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48,130
    • +2.71%
    • 체인링크
    • 19,560
    • +1.35%
    • 샌드박스
    • 417
    • +4.2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