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도 장중 2% 넘게 빠져
저가매수세 유입되며 낙폭 일부 줄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기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국내 증시를 덮쳤다. 코스피 지수는 한때 심리적 지지선인 2500선 부근까지 밀리며 1% 넘게 빠진 채 장을 마쳤다. 다만 국내 증시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미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불안 심리를 상당 부분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2.79포인트(-1.28%) 내린 2537.60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날 2.09% 하락한 2516.69로 시작해 장중 2505.91까지 밀리며 2500선을 위협했지만, 오후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3583억 원과 2371억 원어치 순매도했고, 개인은 홀로 486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대부분 종목이 약세를 보이다가 삼성전자(-0.19%)와 SK하이닉스(-0.05%), 셀트리온(0.11%), 기아(0.41%) 등 일부 종목은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지수는 4.32포인트(0.60%) 하락한 721.5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장중706.96(-2.60%)까지 내려갔지만,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가 이어지며 일부 하락 폭을 되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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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은 간밤 뉴욕 증시가 경기침체 우려로 대폭락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이라는 불안으로 '블랙먼데이(월요일 증시 대폭락)'에 빠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8%, S&P500지수는 2.70% 각각 빠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00% 급락한 1만7468.32에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2022년 9월 13일(-5.13%)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조 달러(약 1460조 원) 넘게 증발했다.
패닉셀(공포매도)의 방아쇠를 잡아당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미국에 부를 다시 가져오는 과정이기 때문에 일정한 '과도기적 시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언급은 경기침체를 불사하고서라도 고율의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면서 시장의 공포 심리를 자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2~4%대로 하락한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낙폭을 줄이면서 1%대 하락 마감으로 방어했다"며 "지난해 인공지능(AI) 모멘텀을 중심으로 미국 쏠림 현상이 조정받는 한편 눌려있던 비미국 증시는 하락장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내수경기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상황이지만 금리 인하와 재정확대 기조가 뚜렷하다"며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점차 견고해지면서 상대적 강세로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