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치료는 이어가”...퇴원시점 언급은 없어
13일, 즉위 12주년...전임 이어 생전 퇴위 가능성도

폐렴으로 3주 이상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위험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은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가야 해 13일(현지시간) 맞이하는 즉위 12주년도 병상에서 맞이하게 됐지만, 상태는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가톨릭헤럴드 등에 따르면 교황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교황의 상태가 안정적”이라며 “혈액 검사와 임상 평가, 약물치료에 대한 좋은 반응을 근거로 할 때 최근 며칠간 나타난 개선 지표가 더 공고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황의 주치의들은 최근 며칠간 유지했던 ‘신중한 예후’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신중한 예후는 교황청과 언론이 급격한 악화 가능성이 큰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일 때 쓰는 표현으로 공식 용어는 아니지만, 이 표현이 언급된다면 긴급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다만 교황청은 “병원에서 추가적인 치료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면서 구체적인 퇴원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교황은 낮에는 비강튜브를 통한 산소 공급을, 밤에는 비침습적 기계 환기 치료로 수면을 취하고 있다.
관련 뉴스
교황은 지난달 14일 기관지염 치료를 위해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지만, 호흡기 복합 감염 및 폐렴으로 상태가 악화해 이날까지 25일째 치료를 받고 있다. 교황 선출 이래 가장 장기 입원으로 알려졌다. 폐 일부 절제 이력이 있는 교황은 만성 폐 질환을 앓고 있다.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전 화상으로 사순절 영적 수련회(3월 9~14일)에 참여한 뒤 병원 10층의 개인 아파트 예배당에서 기도 시간을 보냈다. 오후에도 계속해서 영적 수련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은 입원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어 13일 맞이하는 즉위 12주년에도 교황을 보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2013년 3월 13일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건강상 문제로 600여 년 만에 자진 사임 후 콘클라베 이틀 만에 선출됐다.
교황도 선출 당시 76세였던 만큼 과중 업무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12일간 두 대륙에 걸쳐 4개국을 방문하는 등 전 세계를 누비는 업무 소화력을 보여줬다. ‘지칠 때까지 일하는 교황’이라는 별명을 얻는 것도 이런 일에 대한 열정 덕분이다.
그러나 4년 전부터 각종 수술을 시작으로 무릎 상태 악화, 이어진 낙상 사고 등으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최근 기관지염 증세는 지난달 초부터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휴식 권고에도 바티칸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머물며 회의 주재 등 업무를 이어갔던 교황은 결국 병원에 입원해 폐렴 진단을 받았다.
4차례 위험한 순간을 넘긴 끝에 교황은 이달 6일, 입원 후 첫 음성 메시지를 냈다. 가쁜 숨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건강 회복을 기원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폐 기능 손상으로 인해 교황이 생전 퇴위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