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지수, 고점 대비 9.3% 하락...조정구간 코앞
1월 구인건수 예상 웃돌아...12일 CPI 발표에 관심

뉴욕증시는 11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혼돈’이 이어진 영향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8.23포인트(1.14%) 떨어진 4만1433.48에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42.49포인트(0.76%) 하락한 5572.0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2.22포인트(0.18%) 내린 1만7436.10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으로 S&P500지수는 고점 대비 9.3% 하락하며 지난주 조정 국면(고점 대비 10% 하락)에 진입한 나스닥에 이어 조정 구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됐다.
전날 경기 침체 공포로 급락했던 뉴욕증시는 이날도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도 증시를 흔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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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 주지사가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관세에 항의하며 대미 수출 전기 요금을 25% 할증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비판하며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로 올려 부과할 것”이라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이에 장 초반 강보합권에서 거래되던 뉴욕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 낙폭이 확대됐다.
이후 포드 주지사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대화한 후 전기요금 할증 중단을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존중한다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증시는 낙폭을 줄여 마감했다. 장 마감 이후 피터 나바로 백악관 수석 무역 고문은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양측 갈등이 일단락됐다. 다만 미국이 앞서 발표한 25% 관세 부과 방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CNBC는 “무질서한 관세 조치와 함께 최근 며칠간 트럼프 행정부의 발언은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두려움을 부추겼다”면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주식시장의 최근 하락에 대해 당황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주식시장 급락에 대해 질문을 받자 “시장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나라를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30일간 멈추자는 미국의 휴전안에 동의했다는 소식도 증시 낙폭을 제한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호조를 보였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미국 노동부의 1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구인(job openings) 건수는 774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751만 건)보다 증가한 수치며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760만 건)도 웃돌았다.
시장은 12일에 발표되는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CPI 결과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에 위험요소가 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징 종목으로 전날 낙폭이 컸던 테슬라(3.79%), 엔비디아(1.66%), 메타(1.29%) 등 대형 기술주들은 이날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했다.
이날 미국의 대(對)캐나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 여파에 포드자동차가 3% 가까이 하락했고, 여객 수요 감소 전망을 담은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은 델타항공은 7% 넘게 떨어졌다. 반면 저비용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무료 수하물 정책을 폐기하면서 주가가 8.34% 뛰었다.
전날 급락했던 미국 채권금리도 반등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0.07%포인트(p) 오른 4.28%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0.06%p 오른 3.94%를 나타냈다.
가상자산 시장도 오름세를 보였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시간 12일 오전 7시 5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4.31% 오른 8만3145.87달러를 나타냈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위험자산 선호심리 위축으로 8만 달러를 내줬었다. 이더리움은 3.12% 오른 1946.72달러를 기록했다. 리플과 바이낸스코인(BNB)은 각각 6.66%, 3.69% 올랐다.
미국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1% 하락한 103.42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