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위기 속 트럼프 직접 테슬라 구매‧시승 노골적 홍보

백악관서 머스크와 함께 시승 홍보
운전석 앉아보며 “아름답다” 칭찬
“어려움 겪는 테슬라에 도움되길 바래”
AP “대통령직 이용한 특혜” 지적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테슬라 모델S에 앉아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모델S 차량을 구매, 홍보에 나섰다.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머스크가 회사는 내팽개쳤다는 지적을 받자 지원에 것으로 보이지만 즉각 특혜라는 비판도 나왔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머스크와 함께 새로 구입한 빨간색 테슬라S를 홍보했다.

직접 운전석에 탑승해 “아름답다”고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머스크는 조수석에 앉아 차량 시동 거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내가 (테슬라 차를) 구매하는 이유는 첫째로 이 제품이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이 사람이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며“이 자동차를 백악관에 두고 직원들이 운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매 감소와 주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테슬라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머스크도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정책에 힘입어 테슬라가 향후 2년 안에 미국 내 차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적극적으로 도운 뒤 DOGE를 맡아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추진해온 데다 극단적이고 거친 정치 언동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급기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방화 등 과격한 공격이 동반된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등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전날 테슬라 주가는 15.4% 폭락했다. 머스크는 같은 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사업 운영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단한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해준 머스크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보낸 것이지만, 대통령직을 이용한 노골적인 테슬라 홍보에 특혜 비판이 제기됐다.

AP는 백악관이 약 8만 달러(약 1억1624만 원원)의 차 구매 비용 처리를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점에 대해 “대통령이 사익과 공익의 구분을 얼마나 흐릿하게 하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례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 이후 이날 테슬라 주가는 반등, 전날보다 3.79%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