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밀기계 부품 기업 대성하이텍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겪었다. 매출액은 전년도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손실 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미래에 예상되는 손실을 먼저 처리하는 '빅 배스'로 인한 것으로 관측된다.
빅배스는 미래 발생할 손실을 미리 반영하거나, 재무구조 개선 및 체질 개선을 위해 일시적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는 회계 기법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대성하이텍은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를 경험한 바 있다. 2019년 연결기준 영업손실 96억 원, 당기순손실 138억 원을 기록하며, 2018년 대비 큰 폭의 적자를 냈다. 이후 체질 개선을 통해 2021년에는 12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성공적으로 반등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적자 확대의 주요 원인은 세계 시장에서의 고가 기종 판매 부진이다.
이에 더해 대성하이텍은 비핵심 사업 및 실적 부진 신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관련 재고 자산을 폐기하거나 충당금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한 번에 반영했다.
특히 다년간 진행했던 친환경 폐열회수발전장치(ORC) 사업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추진했던 일부 개발 장비 사업을 정리했으며, 이에 따른 조직 슬림화 및 인원 조정도 병행했다. 대신 핵심 사업인 정밀 부품 사업에 집중하고, 최근 주목받는 방위산업 관련 부품 사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성하이텍은 해외 사업 부문에서도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2014년에 인수한 일본 노무라 DS(NOMURA DS)의 인원 구조조정 및 경영 합리화 작업을 지난해 마무리했다. 또 지난해 7월 신규 설립된 베트남 법인의 초기 설립 비용과 기존 베트남 법인 청산 비용을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하며 재무 건전성을 강화했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적자는 주가에 부정적이지만, 대성하이텍의 이번 손실 반영은 단순한 적자가 아니라 체질 개선을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회사 측은 방산 부품 사업 확장과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하이엔드(High-End) 기계장치 판매 증가가 가시화된다면,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내년 큰 폭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고 있다.
대성하이텍은 최근 방위산업 부품 관련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주변국의 전쟁 격화가 기존 이스라엘 거래 방산업체 외에도 다수의 방산업체 문의까지 늘고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국내 대기업과도 꾸준히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