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풍납동 보상완료 부지 7곳에 2027년까지 '세계정원'을 조성한다고 12일 밝혔다.
풍납동 지역은 풍납동 토성의 문화유산 가치가 확인된 1990년대부터 곳곳에서 토지 보상과 철거가 이루어지고 있다. 보상 규모는 연평균 약 60필지, 8000㎡이다. 최종 보상 완료까지는 10년 이상이 더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보상 후 철거된 부지가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공터와 주차장, 나대지 등으로 존치되면서 지역 슬럼화, 주민 정주 여건 악화, 도시 미관 저해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구는 ‘정원조성’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꽃, 나무, 휴식 공간 등 시설물이 최소한으로 들어가는 정원을 다양하게 조성하여 문화유산을 보존하면서 주민 생활권까지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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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대상지는 풍납1, 2동 보상완료 부지(32만㎡) 중 1만1000여 ㎡이다.
해당 지역을 7개 권역으로 나눠 올해부터 3년간 차례로 정원을 조성한다.
정원 주제는 ‘여권 없이 떠나는 집 앞 세계정원’이다. 총 5개 나라 특성을 반영한 정원을 만들어 다년생 꽃과 키 작은 나무 등을 심는다. 발굴 전까지 꽃이 만발하는 정원으로 꾸며 주민과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올해는 3개 권역에 한국, 영국, 프랑스 정원이 차례로 들어선다. 한국 정원에는 조선 시대 매화, 영산홍, 옥잠화 등을 심어 전통의 운치를 살리고, 영국의 '코티지 가든'과 프랑스의 '쁘띠 베르사유'를 모티브로 한 정원도 조성한다. 이후 일본과 네덜란드 정원 기법을 담은 정원도 만들 계획이다.
이번 사업을 위해 구는 국가유산청과 서울시로부터 9억 원을 확보했다. 1단계 정원 조성을 시작하면서 풍납동 핵심특화가로 및 탐방로와도 연계할 방침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이번 사업은, 정원을 활용해 도시개발의 장애 요인을 슬기롭게 극복한 ‘정원 도시 서울’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주민 일상에서 정원을 즐기고 나아가 정주 환경 개선과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로 지역 활성화까지 이끄는 1석 3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