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은행 가계대출 3조3000억 늘어…3개월來 증가 전환
주담대 3조5000억 증가…1월 1조7000억 보다 두 배 이상
“주담대, 이사철 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가계대출 불안 요인 예의 주시”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5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3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2월(-4000억 원), 올해 1월(-5000억 원) 감소세를 보이다가 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주담대는 3조5000억 원 늘었다. 1월(1조7000억 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확대됐다. 전세자금대출은 1조2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2022년 2월(1조2000억 원) 이후 최대폭이다.
한은은 주담대 증가 배경으로 은행권 대출 취급 재개, 이사철 자금수요 등을 꼽았다.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만2000호로 작년 12월(3만 호)보다 증가했다. 최근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의 조치로 일부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은 늘고 있다. 2월 거래량도 3만 호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0년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의 장기평균 규모는 월 5600호 안팎으로 집계되고 있다.
박민철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토지거래 허가구역 해제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일부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확대되고 있고 거래량도 증가하는 모습”이라며 “가계대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택 거래량이다. 이렇게 늘어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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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만 그 영향이 어느정도 수준이 될지는 최근 주택거래량 증가세의 지속 기간, 확산범위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라며 “정부와 함께 주택시장 상황, 금융기관의 대출 취급 행태 등 가계대출 불안 요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역시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을 짚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에 기준금리를 2.75%로 낮췄다.
박 차장은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금리 하락을 통해서 가계차입비용을 낮추는 요소인 만큼 가계대출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가계대출은 금리 이외에도 주택시장 상황, 정부 거시건전성 정책, 금융권 대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대출금리가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이 금리 수준이 내려가면서 비선형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2월 은행 기업대출은 3조5000억 원으로 전월(7조8000억 원)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다. 대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6조1000억 원에서 4000억 원으로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1조8000억 원에서 3조1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대기업대출은 전월 일시 차입했던 운전자금이 상환되면서 증가 규모가 상당폭 줄었다. 중소기업대출은 일부 은행의 정책성 대출 취급 확대 등으로 중소법인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하향 안정화를 위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3.8% 이내에서 관리할 방침을 세웠다.
박 차장은 “가계부채는 가계신용을 모두 반영한 것이고 가계대출만 보면 정부 목표치를 고려했을 때 연간 약 60조 원이고, 월 기준으로는 5조 원 정도 증가하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며 “아직은 가계대출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