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 철강‧알루미늄 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2일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지제이알미늄을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미국 정부의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품 수입에 대한 25% 관세 부과 시행에 따른 수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샌드위치 패널, 방화문 등을 제조하는 광스틸은 제품 원가에서 금속재가 차지하는 비중에 40% 이상으로 원자재 가격과 관세 변동에 민감한 구조로 돼 있다. 곽인학 광스틸 대표는 “관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정부 차원의 조기 협상 추진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곽 대표는 “미국 정부가 관세 부과 기준과 세부 품목 조정 여부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어 국내 수출 기업들이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가 협상을 조기에 추진해 관세 면제 확대와 기존 무관세 쿼터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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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연 지제이알미늄 대표는 “올해부터 수출 다변화 등을 위해 에어컨, 열교환기, 변압기 등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부품에 대해 미국 현지기업과 연간 500만 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인데 이번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로 수출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유럽과 동남아로 수출 다변화하는 쪽으로 방향 설정을 했는데, 나라 특성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장비를 새로 구매하고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자금을 많이 확대하고 수출 바우처 심사를 까다롭지 않게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한성 신진화스너공업 대표는 “연간 매출이 500억 원 정도 되는데 약 35%를 유럽과 미국 시장에 팔고 있다”며 “오늘부터 관세 25%가 적용되는데 경쟁국인 대만, 베트남, 중국 등은 기존 관세를 그대로 적용받아 우리 고객들의 생각이 바뀔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 자리를 잡아가는 중에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들을 정부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큰 관심 가져달라”고 밝혔다.
또 “국내 파스너 업계가 국내 대기업 외 대체 원자재 공급망 확보가 어렵다”며 “국내 철강, 알루미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 등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중기부는 관세 피해기업에 대한 신속한 지원 체계 마련을 위해 긴급대응반을 본격 운영할 방침이다. 또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알루미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맞춤형 정보제공, 법률서비스 지원 등을 추가 검토할 계획이다.
향후 긴급경영안정자금의 경영애로 사유에 ‘보호무역 피해’를 추가해 경영 정상화 자금을 지원한다. 관세 조치 피해기업에 대해서는 수출 다변화를 우대 지원한다. 수출국 다변화를 추진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정책자금 정책우선도 평가 면제, 패스트트랙 평가 등을 통해 평가절차를 간소화할 예정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중소기업중앙회, 품목별 협‧단체 등과 함께 신속한 지원을 통해 관세 피해가 우려되거나 관세 피해를 입은 수출 중소기업의 경영정상화, 수출국 다변화 등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