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신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전반적인 약세 흐름 속에서도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 효과와 상급지 갈아타기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신축 오름세가 나타나더라도 지방 주택시장의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12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 부산의 준공 5년 이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9641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억3556만 원 상승했다.
제주와 광주는 1년 전보다 각각 6011만 원, 광주는 4559만 원 올랐다. 강원(3874만 원)과 경북(3018만 원)도 3000만 원 이상 높아졌다. 대구와 대전은 각각 2451만 원, 1483만 원 뛰면서 뒤를 이었다.
지역 집값 흐름과 정반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보면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1~2월(2월 24일 기준) 0.43% 하락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0.63% 떨어지면서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뉴스
제주와 광주, 경북도 변동 폭만 다를 뿐 마찬가지 양상이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는 물론이고 올해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원은 지난해 0.12% 상승했으나 올해 0.24% 하락했다.
지방 신축 평균 매매가격이 높아진 것은 신축 선호 현상 강화와 함께 거래 침체 속에서도 이어진 상급지 이동 수요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주거용부동산팀장은 "기본적으로 좋은 학군이나 인프라 등을 갖춘 지역·단지로 진입하려는 수요와 낡은 집에서 새집으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존재한다"며 "이런 움직임이 신축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호도가 강해 더 높은 가격에 매매되는 거래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측면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대출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 매수자들의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 확대도 배경으로 보인다.
실제 평균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부산은 올해 하이엔드 단지 거래가 증가하면서 10억 원대 거래가 작년보다 크게 늘었고 반대로 지난해 거래가 활발했던 2억 원대는 줄었다는 게 리얼투데이의 분석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을 침체 탈출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바닥을 찍은 듯한 모습이지만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대출 규제 등의 여러 여건을 볼 때 지방 주택시장에 온기가 돌 수 있다는 기대를 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방 주택시장이 상당 기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양 팀장은 "서울도 사실상 강남 쪽만 집중적으로 오르는 상황이라 지방 아파트가 상승세를 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동안은 지방에서도 키 맞추기 등이 진행되면서 상승 흐름이 확산하는 모습이 나타났었는데 지금은 단지·지역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도 지방의 오름세 전환은 시점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