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동기 궤도 650km 도달
약 37일간 시험 관측 후 본격 임무 수행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가 우주로 향한 첫발을 성공적으로 떼었다.
우주항공청은 한국천문연구원과 나사(NASA) 등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가 12일낮 12시 10분(한국시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스피어엑스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탑재되어 발사됐다. 발사체 1·2단, 페어링 분리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재사용 발사체 역시 안정적으로 착륙했다.
스피어엑스는 12시 52분경 발사체에서 분리돼 고도 약 650km 태양 동기 궤도에 도달했다. 1시 30분경 나사의 근우주 네트워크(Near Space Network)인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 지상국 센터(Svalbard Ground Station)와 교신에 성공했다.

스피어엑스는 발사 후 약 37일간 초기 운영 단계에 돌입해 검·교정을 포함한 망원경에 대한 모든 시험 가동을 수행한다. 정밀하게 우주망원경의 자세를 제어하며, 자체 복사 냉각시스템을 통해 영하 210도 이하의 망원경 운영 온도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후 망원경의 광학 및 분광 성능을 시험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이 기간에는 첫 시험 관측(First Light)도 수행한다.
초기 운영 단계를 마친 후 스피어엑스는 약 25개월간 관측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지구 극궤도를 98분 주기로 하루 14.5바퀴 공전하며 우주를 600회 이상 촬영한다. 스피어엑스는 우리 은하 전역을 대상으로 다양한 얼음 분자의 3차원 분포 지도를 제작할 계획이다. 얼음이 언제 어떻게 생성되고 진화해왔는지 별과 행성의 생성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며, 우주 탄생과 생명 진화 과정을 탐구한다.
한국 측 연구책임자인 천문연의 정웅섭 책임연구원은 “스피어엑스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면, 적외선 3차원 우주 지도와 전천 분광 목록을 통해 우주의 생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이를 활용해 다양한 천체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피어엑스의 임무 운영 및 관제는 나사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와 제트추진연구소(NASA JPL)에서 총괄한다. 스피어엑스는 나사의 근우주 네트워크인 남극의 트롤(Troll), 알래스카의 페어뱅크스(Fairbanks), 칠레의 푼타 아레나스(Punta Arenas),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Svalbard) 지상국과 통신한다.
천문연은 스피어엑스가 보내온 후속 관측 자료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천문연은 기획단계인 2016년부터 스피어엑스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예산 150억 원을 투입했다. 천문연은 영하 220도의 우주환경을 구현하는 극저온 진공 체임버를 개발해 우주망원경의 광학 및 분광 성능 테스트를 주도했으며, 관측 자료를 처리할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협력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의 성공적인 발사는 인류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인 우주 초기의 빛 탐색과 은하의 형성 과정에 있어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며, “이는 한국의 우주과학 분야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