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 김동연, 과잠 입고 충남대 등판 사연은?

입력 2025-03-1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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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민심’ 충청행…대학생·청년 대상 특강
김동연 “난 충청의 아들”…“현 시국, 청년들이 목소리 내야”
“대선후보에도 법조인 많아”…경제통 이미지 부각
“尹 파면에 당이 힘 모아야”

▲김동연 경기지사가 12일 오전 대전 유성구 충남대학교에서 충남대 학생과 교수들을 상대로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김동연 경기지사가 12일 오전 대전 유성구 충남대학교에서 충남대 학생과 교수들을 상대로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민심의 바로미터가 바로 충청입니다.

야구점퍼 형태의 검정색 ‘과잠’(학과 단체복)을 입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충남대 학생들 앞에 섰다. 그의 가슴팍에는 충남대를 나타내는 ‘C’ 마크가 크게 새겨져 있었다. 김 지사는 탄핵 정국에 충청권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대권 잠룡 중에서도 ‘경제통’으로 꼽히는 김 지사는 12일 대전 유성구 충남대에서 재학생 등을 대상으로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야권이 장외집회를 이어가는 등 ‘윤석열 파면’에 당력을 총동원하는 상황에 김 지사는 충청행을 택했다. “여론의 향배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온 충청 민심, 특히 젊은 세대에 ‘100% 탄핵’을 호소하기 위한 차원”이란 게 김 지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충청권은 역대 대선과 총선 등에서도 여론의 바로미터이자 중도 표심의 척도로 여겨져 온 지역이다.

“난 충청의 아들…‘尹탄핵’ 목소리 내달라”

▲김동연 경기지사가 학생들을 바라보며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경기지사가 학생들을 바라보며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지사는 “제 고향이 충청도이고, 제 처도 충남이 고향”이라며 “충청의 아들, 충청의 사위가 딱 맞는 말인 것 같다”며 지역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김 지사는 충북 음성 출신이다.

그는 최근 윤 대통령이 석방된 점을 언급하며 “민심의 바로미터인 충청 한가운데 와서 학생들에게 제가 가진 생각을 얘기한다”며 “내란수괴가 개선장군처럼 나와 활개치는 상황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100% 내란수괴 탄핵’에 대한 메시지를 모두에게 분명히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을 향해 “청년이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 가만히 계시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충남·대전에 있는 인력들이 R&D 예산 삭감으로 고통스러워하고 기후위기 대응도 완전히 역주행했다”고 “만약 정권교체로 새 정부가 일어선다면 지난 3년 동안 역주행했던 윤석열 정부 경제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비전 중 하나로 행정수도 완성, 대법원·대검찰청의 충청권 이전 등을 거론했다.

김 지사는 “저는 다음 대통령은 바로 취임한 다음 날부터 근무를 세종시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대통령실과 국회의 세종시 이전, 대법원과 대검찰청의 충청권 이전 등을 포함한 지역균형 빅딜을 주장한다”고 했다.

“대선 후보 중 법조인 많아…기득권 깨야”

(연합뉴스)
(연합뉴스)

김 지사는 이날 이른바 공직사회와 법조계의 공고한 ‘전관 카르텔 타파’도 주장했다.

그는 “여야 지도자들 중 언론에서 ‘대선 후보’라고 하는 사람들 중 도대체 몇 프로가 법조인이냐”며 “법조 기득권 카르텔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대표 또한 법조인 출신임을 감안했을 때, 김 지사가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부각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단 시각이 나온다.

김 지사는 정통 경제관료를 거쳐 경제부총리까지 역임한 야권의 대표적 경제통이다. 야간대학 졸업 후 고시에 도전, 입법·행정고시에 잇달아 합격한 이른바 ‘흙수저 출신’ 성공 신화의 주인공으로도 자주 언급된다.

김 지사는 “부장 검사나 판사는 일명 ‘한덕수법’, ‘윤석열법’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한덕수법’은 고위 로펌에 갔다가 다시 회전문 인사로 정부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고, ‘윤석열법’은 부장판사나 검사 이상의 자리에서 근무한 법조인이 최소 3년 이상은 출마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뭉치는 친명·비명…김동연도 “힘 모아야 할 때”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전 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김 전 지사,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뉴시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전 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김 전 지사,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뉴시스)

같은 날 서울 광화문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비이재명(비명·非明)계 대권 잠룡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국난 극복’을 주제로 시국 간담회를 가졌다.

연일 이 대표에 견제구를 던져오던 비명계가 윤 대통령 석방을 기점으로 일단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야권이 분열하면 ‘윤 대통령 탄핵’이란 공동 목표 자체가 성립 불가능하단 위기감이 조성된 탓이다.

시국 간담회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김 지사도 이날 “윤 대통령 탄핵에 당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연대와 결집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지금은 빠른 시간 내에 비상계엄과 내란의 종식,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조기에 완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당으로선 대선 전략이 아닌 100% 탄핵 조기완성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야권 내 최대 화두로 떠올랐던 ‘대선 경선 룰’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데 대해서도 “지금은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나 대선에 대한 전략, 방법을 논의하는 게 우선순위가 아니다. 탄핵 달성이 급선무”라고 반응했다.

▲김 지사가 12일 오전 대전 유성구 충남대학교에서 충남대 학생과 교수들을 상대로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지사가 12일 오전 대전 유성구 충남대학교에서 충남대 학생과 교수들을 상대로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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