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승계·유동성 이슈에...유통가, ‘사외이사 전열’ 재정비

입력 2025-03-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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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26일 주총서 이준오 전 국세청 조사국장 사외이사 신규 선임
신세계, 진희선 전 서울시 부시장 신규 선임…곽세붕ㆍ김한년 재선임
경영승계 이슈 등 과제 산더미…신세계 부동산 개발사업 등도 숙제
'유동성 리스크 과제' 롯데지주, 한은 금융통화위원 출신 서영경 낙점

▲2025 주요 유통사 사외이사 후보 선임 현황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2025 주요 유통사 사외이사 후보 선임 현황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이 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주총)를 앞두고 사외이사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내수 부진 속 유통업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경영 승계 작업과 유동성 이슈 등 난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정부부처 출신 인사나 전문가들을 전진배치하는 모습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6일 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로 국세청 조사국장 출신 이준오 세무법인 예광 회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이마트 측은 후보선임 배경에 대해 "회계ㆍ세무 분야의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회사가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도 20일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곽세붕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과 진희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김한년 위노택스 고문(서울지방국세청 조사 1국장 출신) 등 3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릴 예정이다. 이번에 신규 선임된 진희선 고문은 2015년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 2018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역임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신세계는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의 남매 경영 승계가 최대 과제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 분리를 공식화한 가운데 정용진 회장은 올해 1월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지분 10%를 2251억 원에 매수했다. 정 회장은 이에 따른 주식 양도소득세 납부와 더불어 이미 증여받은 이마트 지분(8.22%)에 대한 세금 납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정유경 회장도 계열 분리와 관련해 비슷한 채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계열분리에 따른 개별 신규 사업도 바쁜 상태다. 특히 신세계는 부동산 임대관리 자회사 신세계센트럴시티를 신세계센트럴로 사명변경하는 안건을 주총에서 논의한다. 신세계의 핵심 부동산을 활용한 주거‧오피스‧호텔‧리테일 등 고부가가치 부동산 사업을 주도, 핵심 관계사로 키우겠다는 의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와 이마트 모두 계열 분리를 통해 신규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관련해 회계·재무 이슈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지분 정리와 신규 사업 확장을 위해 행정 전문가와 법률·세무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모신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작년말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롯데그룹 지주사 롯데지주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26일 주총을 열고 서영경 연세대학교 객원교수를 사외이사(감사)로 신규 선임한다. 서 교수는 1988년 한국은행 입행, 금융시장부장과 부총재보, 금융통화위원을 역임한 거시경제 전문가다. 최근 대외 불확실성 확산 속 리스크가 커지는 롯데그룹을 향해 그가 장기적 안목으로 해법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기타 사외이사들은 5인 체제로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는 25일 주총에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출신 이태호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고, 이존우 알스퀘어 대표이사와 송지혜 엔다이브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한화 3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다방면에서 경영인 입지를 다지고 있는 만큼, 이들이 유통과 마케팅 부문에서 혜안을 제시할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에서는 "다른 사외이사보다 다소 젊은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투입해 김 부사장과 호흡을 맞출 것 같다"며 "빨라지는 한화 3세 승계를 위한 자문단 역할이 예상된다"고 봤다.

현대백화점은 26일 주총에서 중부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한 김용균 이현세무법인 상임고문을 신임 사외이사(감사)로 선임 예정이다. 기존 현대백화점 사외이사인 채규하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행시 33기, 전 공정위 사무처장)을 재선임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 새 진용을 갖추는 것은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문제 등 대내외 이슈 속 출구 전략을 짜고 미래 먹거리를 짜기 위한 수순"이라며 "주주들에게도 미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측면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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