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깜짝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도 실적개선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을 배경으로 집중되는 외국인들의 과도한 삼성전자 매수세가 오히려 코스피시장의 왜곡 현상을 심화 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코스피시장에서 우선주를 포함한 시가총액 비중이 약 14%에 달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10% 상승한다면 코스피지수를 1.4%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최근 외국인들이 코스피시장에서 11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던 지난 14~28일까지 상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단기급등 부담으로 지수가 조정을 받아야 될 상황에서도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삼성전자의 상승세에 힘입은 바가 크다.
삼성전자는 지수가 연속 상승했던 11거래일 동안 연일 계속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단 사흘만 내림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상승세로 이끄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45.0%이던 지난 6월1일부터 46.78%로 증가한 이달 29일까지 외국인들이 사들인 삼성전자의 누적순매수 금액은 무려 1조8128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에서의 외국인 총 누적순매수 금액인 7조5508억원의 24.01%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해당 기간 다른 시총 상위주인 POSCO(6766억원)와 한국전력(-610억원), KB금융(2138억원), 현대차(4408억원), 신한지주(3134억원), LG전자(3338억원), 현대중공업(-1223억원), SK텔레콤(-660억원), LG디스플레이(955억원) 등과 비교해봐도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세가 오히려 나중에는 코스피지수의 급락세를 연출할 뇌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김준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급 측면에서 국내 펀드의 삼성전자의 편입비중 한도 규정으로 추가 편입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삼성전자 주가 급등으로 벤치마크 수익률 충족을 위해 펀드내 삼성전자를 보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매도 공백 상황이 발생, 외국인이 매수를 지속하면서 외국인에 의한 코스피 상승 주도와 함께 삼성전자로 인한 코스피의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대한 가격을 지나치게 끌어올린다거나 했을때 외국인의 매수세가 줄거나 매도로 전환되거나 한다면 조정 압력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이에 외국인의 삼성전자 연속 순매수에 의한 딜레마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가지의 가정이지만 당분간 외국인이 사는 상황에서는 서둘러 팔지 말라는 얘기가 될 수 있고 혹 매도로 돌아선다면 단기 매도 시점으로 삼아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코스피 왜곡 현상이 과거보다 심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이와 같이 특정 종목들이 시장을 상승하게 만드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과거 전기전자나 자동차 업종이 오르지 않고 반토막이 나는 상황에서도 중국관련주의 강세 만으로 지수가 2000선을 올라갔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경우 철강이나 조선보다 IT와 금융 등을 합치면 시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특정 업종의 시총 고정비중이 과도하게 차지하는 등 좀 기형적으로 형성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