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티팜이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약품(API) 공급을 잇따라 체결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올리고핵산치료제가 희귀질환에서 만성질환으로 확대되고 있어 수요도 지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향후 에스티팜의 경쟁력도 더욱 높아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이달 6일 유럽 글로벌 제약사와 220억 원 상당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번에 공급 계약을 체결한 치료제의 적응증은 만성 B형간염이다.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공급 기간은 올해 9월까지다.
이어 10일에도 유럽 글로벌 제약사와 213억 원 규모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치료제는 동맥경화증을 적응증으로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신약은 올해 하반기 임상 3상이 종료될 것으로 전망되며, 2027년 상반기 상업화를 예상하고 있다. 공급 기간은 내년 3월까지다.
또한 에스티팜은 이날 미국과 유럽 글로벌 제약사에 각각 71억 원, 47억 원 등 총 118억 원 상당의 올리고핵산치료제 API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적응증은 미국 제약사의 경우 근육이상증, 유럽 제약사는 신장질환으로 공급기간은 각각 올해 5월, 내년 6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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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팜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755억 원, 영업이익 29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3%, 영업이익은 13.4% 감소했다. 전체 매출 중 올리고(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 비중이 총 63.5%를 차지했고, 상업화 물질의 비중도 전년 대비 23% 늘었다. 혈액암,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 적응증이 다양하고 상업화된 프로젝트들의 매출 규모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올리고핵산치료제는 기존의 일반 저분자 치료제들이나 항체치료제들이 몸속의 질병에 직접 작용해 질환을 완화하던 방식과는 달리 생체 내에서 유전정보를 가지는 유전자 물질인 디옥시리보핵산(DNA)이나 리보핵산(RNA)과 직접 결합해 병리적인 유전정보를 차단해 보다 원천적인 치료 효과를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올리고핵산치료제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항체 등 기존 치료제로 적용할 수 없는 난치성 유전 질환을 중심으로 개발이 시작됐고, 전달 기술 향상으로 타깃 장기가 늘어나서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코텔리스(Cortellis)에 따르면 글로벌 올리고핵산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70억 달러(약 10조1500억 원)에서 연평균 18% 성장해 2030년 220억 달러(약 31조9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에스티팜은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인증을 받았고, 아시아 최초로 올리고 생산시설 FDA 실사를 통과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앞서 2018년 에스티팜은 경기도 반월공장 부지에 연간 생산능력 6.4몰(mol)의 올리고 전용공장을 건립했다. 현재 에스티팜의 올리고 생산능력은 글로벌 3위 수준이다. 몰(mol)은 올리고 생산 과정 중 한 번의 합성에서 생산할 수 있는 총량을 뜻한다.(1mol=6.022×10²³개의 올리고 분자)
특히 에스티팜은 1500억 원을 투자해 반월캠퍼스에 제2올리고동 건립을 올해 4분기 중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에스티팜은 연간 14몰까지 확대해 세계 1위 올리고 생산능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 난치성 유전 질환을 중심으로 약 20개의 신약이 허가됐다. 노바티스의 만성질환치료제 ‘렉비오’(성분명 인클리시란), 제론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치료제 ‘라이텔로’(성분명 이메텔스타트) 등이 상업화돼 시장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스티팜은 렉비오와 라이텔로 등 4개의 상업화 품목에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올리고 API의 출발물질인 아미다이트(Amidites)부터 최종 API까지 신약에 필요한 원료를 원스톱으로 GMP 생산이 가능한 전 세계 유일한 올리고 API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다. 따라서 회사 성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 수주와 상업화 공급 물량 증가를 통해 올해 4분기부터 가동 예정인 제2올리고동의 가동률을 빠르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분히 시장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