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러 선전 공세’ 맞선 에스토니아 “한국과 방위 협력 기대도”

입력 2025-03-12 15:0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지난주 푸틴 선전 강화 본지 보도에
에스토니아 외교부 서한 발송
“거짓에 대한 최선 대응은 진실
러시아 비열한 수법 놀랍지 않아
한국 K9, 우리 포병 전력 중추 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가 지난해 12월 9일(현지시간) 인사하고 있다. 출처 미할 인스타그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가 지난해 12월 9일(현지시간) 인사하고 있다. 출처 미할 인스타그램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러시아의 프로파간다(선전) 공세에 맞섰던 에스토니아 정부가 최근 부쩍 강화한 러시아의 선전 전략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러시아의 위협에 동맹이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한편 한국과의 협력 기대감도 내비쳤다.

12일 에스토니아 외교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본지에 보내왔다. 서한은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토 확장을 포기하지 않고 선전을 강화하고 있다는 본지 보도에 대한 답변 차원으로 전달됐다.

에스토니아 외교부는 “러시아 선전 활동은 민주사회에 혼란과 공포를 조성하고 집단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크렘린궁의 비열한 수법은 더는 우리에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목적은 오랜 기간 변함없었고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면전이 시작된 후 선전은 더 가속했다”며 “이들의 위협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뿐 아니라 자유세계 전체의 공통된 문제로, 에스토니아는 동맹국들과 함께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에스토니아는 구소련의 일부, 적지 않은 러시아어 사용자, 러시아와 맞댄 국경 등 우크라이나와 닮은 점이 많은 탓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줄곧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아 왔다. 게다가 러시아는 오랫동안 에스토니아 내 영향력을 늘리기 위해 선전 활동을 펼쳐왔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현지에 거주하는 러시아어 사용자들을 타깃으로 가짜뉴스를 전파해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있다.

역사학자 이안 가너 박사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적용했던 파시즘 척결이라는 이념적 근거를 에스토니아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러시아 스피커들은 에스토니아의 파시즘과 민족주의 정부로부터 러시아를 지켜야 하고 에스토니아에 있는 러시아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한 발 내디뎌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토니아 정부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 외교부는 “에스토니아에는 약 30만 명의 러시아어 사용 소수민족이 있고 이들은 크렘린궁 정보전의 주요 대상 중 하나”라며 “그러나 러시아 정부의 지속적인 선전 활동에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이들의 국가(에스토니아) 충성도는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에스토니아어 사용 인구(대부분 러시아어 구사자)의 55%가 러시아 군사 행동을 규탄하고 있고 15%만이 지지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를 제시했다. 러시아 연방 언론을 신뢰한다는 러시아어 사용자의 비중도 2022년 2월 약 40%에서 현재 16%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자국민이 팩트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 당국의 노력이 있었다고 외교부는 강조했다. 서한은 “에스토니아는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6위를 기록했다. 우린 언론의 자유를 강력히 지지하며 시민들이 적대적인 선전과 허위 정보로부터 스스로와 가족을 보호하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어 독립 매체에 대한 지원도 더 강화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선전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든, 그리고 그들이 어디에 자금을 투입하든 우리의 원칙은 변함없다. 우린 거짓에 대한 최선의 대응은 진실이라고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팩트 체크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에스토니아는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경 일대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도 빠지지 않는다. 에스토니아는 2018년 한국 자주포 K9을 처음 도입하기로 한 이후 현재까지 총 36문을 도입했거나 발주한 상태다. 연초에는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이 방한 후 “다른 무기 도입에도 관심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스토니아 외교부는 “K9 무기체계는 에스토니아 포병 전력의 중추가 됐으며 폴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등 다른 국가들에도 널리 운용되고 있다”며 “우린 가까운 미래에 방위 산업단지 개발과 관련해 한국과 협력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고 공동 연구개발(R&D) 프로그램에서도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갈라선 JTBC와 C1…낭만 걷어진 ‘최강야구’의 현재 [해시태그]
  • “송금 실수했는데, 안 돌려줘요”…예보 ‘착오송금 반환지원’을 기억하세요 [경제한줌]
  • 형제의 난ㆍ적대적 M&A 활개…첨예한 표 갈등 ‘도돌이표’ [뉴노멀 경영권 분쟁中]
  • ‘FDA 허가 초읽기’ HLB그룹 주요 경영진, 주식 매입 행렬…“책임 경영 강화”
  • 김수현 '미성년 교제 의혹'에 광고계 좌불안석…손절 시작되나
  • 결혼 해야 할까?…男 직장인 "반반" vs 女 직장인 "딱히" [데이터클립]
  • "받은 만큼 낸다" 75년 만에 상속세 대수술...상속인 중심으로 개편[유산취득세 개편]
  • 홈플러스 대금 지연에 ‘테넌트’도 피해…중소매장만 ‘발 동동’
  • 오늘의 상승종목

  • 03.1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3,353,000
    • +1.66%
    • 이더리움
    • 2,849,000
    • +0.14%
    • 비트코인 캐시
    • 498,900
    • +0%
    • 리플
    • 3,283
    • +2.31%
    • 솔라나
    • 188,600
    • +1.67%
    • 에이다
    • 1,103
    • +1.47%
    • 이오스
    • 734
    • +4.41%
    • 트론
    • 331
    • -2.93%
    • 스텔라루멘
    • 381
    • +0.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48,140
    • +2.53%
    • 체인링크
    • 19,970
    • +3.1%
    • 샌드박스
    • 422
    • +4.4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