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으로 녹음장치를 설치하고 민간인을 도청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국가정보원 소속 수사관들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일 서울고법 형사6-1부(재판장 정재오 부장판사)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국정원 소속 수사관 A 씨 등 4명에 대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죄의 증거로 가장 핵심적이고 가장 유일한 증거인 제보자의 진술이 법관에게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공소사실을 확신하게 할 증명력을 가진 증거라 볼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아울러 “유급 정보원이었던 제보자는 국정원 수사관들과 관계가 끊어지자 수사관에게 전화해 제대로 된 보상을 안 해주면 폭로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A 씨에게 보복 목적으로 진술했을 동기나 유인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관련 뉴스
그러면서 “제보자 진술만으로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공소사실을 확신하게 할 증거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A 씨 등은 2015년 충남 서산시의 한 캠핑장에서 비밀 녹음 장비를 설치해 대화를 녹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나머지 직원 3명에 대해서도 모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 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