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도 넘은 ‘오락가락’…기업인들은 ‘벙어리 냉가슴’

캐나다에 50％ 관세 위협 후 약 6시간 만에 철회
CEO들 만나서는 “관세 긍정 효과 엄청나” 옹호
압도적 예측 불가성에 투자 지연 등 경제 타격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하루 새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올린다고 밝혔다가 이를 철회해 혼란을 일으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징벌적 추가 관세를 더해 총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위협했다가 약 6시간 만에 철회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종잡을 수 없는 관세 정책에 기업인들은 속을 태우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서는 12일부터 전 세계 철강 및 알루미늄에 적용할 관세율인 25%에서 25%를 더한 50%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전날 트럼프 행정부의 캐나다산 목재·낙농 제품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에 수출하는 전기에 25％ 할증료를 부과한 것에 대한 재보복 조치였다.

이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캐나다 측과 소통한 후 온타리오주는 이를 철회했다. 이에 트럼프는 오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올리는 방안은 재고할 수 있다” 말했고, 최종적으로 취하됐다. CNBC방송은 이 모든 것이 불과 6시간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CNN은 트럼프가 1월 20일 재집권하고 나서 강경한 무역 정책을 추진하고 거의 매일 새로운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제에 불안감을 안기고, 동맹국들로부터도 반발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에서 개최된 워싱턴D.C.의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 미국 주요 기업가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불확실성을 털어주기는커녕 관세 정책을 옹호하는 것을 넘어 관세율이 상향될 수 있다며 불안을 키웠다. 트럼프는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미국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의 정례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관세가 엄청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관세는 더 올라갈 수 있고, 올라갈수록 공장 건설과 일자리가 늘어난다”면서 “성과는 관세로 인한 돈이 아니라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품목이 25%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비즈니스 리더들은 트럼프의 정책과 그 시행 방식에 대한 압도적 불확실성에 초조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아무도 큰 소리로 말하지는 않지만 모두 사적인 대화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알렸다.

성장의 주요 동력인 기업들의 투자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도널드 슈나이더 미국정책 부국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과 트럼프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 어떻게, 어디에, 얼마를 투자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은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마비 상태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증시도 큰폭으로 떨어지며 금융시장도 불안해하고 있다. B. 라일리웰스매니지먼트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전략가는 CN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장은 대놓고 오락가락하는 무역 정책에 지쳐 있다. 미 행정부가 골대를 계속해서 옮기는 것처럼 느낀다”면서 “이렇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확신을 갖고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