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일색'에 신뢰 잃은 증권사 보고서…올해 '매도' 보고서 늘어

입력 2025-03-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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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일관 보고서 편향된 정보 제공
금감원, 증권사 CEO 불러 지적도
독립리서치 '매도'의견도 회의적
전문가 "제도 개선 우선 이뤄져야"

▲서울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권사 리포트에서 '매도' 의견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복잡한 이해관계로 매도 의견 제시를 꺼리고, 대안으로 지목되는 독립리서치 역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매도 의견 확대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권사가 발간한 리포트 중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한 리포트는 총 3건으로 집계됐다. 매도 리포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 1건에 불과했으며, 앞서 2023년 같은 기간에는 1건도 나오지 않았다.

매도 의견은 이달에만 2건 등장했다. 6일에는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이 'SOOP'을 대상으로, 11일에는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이 '넥슨게임즈'를 대상으로 매도 의견을 제기했다. 나머지 1건은 양형모·강태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이 지난달 14일 HD현대건설기계를 분석한 리포트다.

매도 리포트는 아니지만, 해당 업종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리포트도 있었다. 강경태·남채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하선'이라는 리포트를 내며 최근 핫한 조선 업종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들은 해당 리포트에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매수로 점철된 리포트는 객관성을 잃고 편향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인상을 주며, 투자자들이 리포트를 신뢰하지 못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매도 리포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국내외 증권사 27곳의 최고경영자(CEO)를 불러모아 매수 일색 리포트 관행을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매도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매도 리포트를 내면 해당 기업이 개최하는 기업설명회(IR) 참석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고 관계가 악화하는 등 실질적인 부작용이 발생한다"라고 전했다.

이런 실태는 독립리서치도 마찬가지다. 독립리서치 회사들은 제도권 증권사와 달리 비교적 자유로워 객관적이고 소신 있는 리포트를 발간할 수 있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회의적이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매도 리포트를 쓸 때는 일반 리포트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며 "하지만 매도 리포트로는 시장에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드물고 '맞춰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현재로서는 발간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고 전했다.

김주형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독립리서치가 주로 커버하는 스몰캡(소형주) 종목은 매수할 만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에 보고서를 낸다"면서 "현재 독립리서치는 커버리지를 강제하지 않아 주기적으로 종목을 분석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안 좋은 기업을 분석하기보다는 좋은 기업을 발굴해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애널리스트들이 주관을 담긴 매도 리포트를 자유롭게 낼 수 있도록 제도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숏(매도)을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없으므로 매도 리포트를 내도 투자자에게 환영받지 못해 매도 의견을 제시할 유인이 적다"라며 "외국의 경우 롱(매수)과 숏이 자유로워 매도 리포트가 나와도 숏 포지션이 이득을 보기 때문에 의견 개진이 비교적 자유로운데, 이런 사례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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