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지원 재개·광물협정 조속한 체결 등
트럼프 “탱코 추려면 두 사람 필요” 수용 촉구
“푸틴, 휴전 응할 유인책 없어”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사우디 제다에서 고위급 회담을 8시간 넘게 진행한 결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은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즉각적인 30일간의 임시 휴전을 수락할 준비가 됐으며, 이는 당사자들의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며 “이는 러시아의 수락과 이행이 필요하다”고 명기했다. 파행으로 끝난 지난달 말 양국 정상회담 후 2주도 안 돼 휴전 합의가 도출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침공으로 시작된 이후 한 번도 포성이 멈춘 적이 없다.
이날 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안전 보장 방안을 논의하는 협상팀을 꾸리는 동시에 관련 협상을 즉시 시작하는 데도 합의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과 기밀정보 공유를 즉시 재개한다”고 약속했다. 대신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요구해온 광물협정을 가능한 한 빨리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동성명 발표 직후 ‘휴전의 공’을 러시아에 넘겼다. 그는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휴전안에) 동의하기를 희망한다”면서 “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곧바로 러시아를 설득하기 위해 고위급 채널을 통해 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관련 뉴스
다만 러시아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는 “이번에 양국이 합의한 공동성명만 놓고 보면 러시아가 휴전에 응할 유인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나온 공동성명에서 명시된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재개’ 대목은 러시아 입장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내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평화의 장애물’로 비난해놓고도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자국 영토인 쿠르스크를 상당 부분 탈환하는 등 주요 전선에서 대대적인 공습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어 아쉬움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러시아가 휴전안을 받아들일 것처럼 시늉만 하다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트집 잡아 결국 깨뜨릴 구실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유럽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30일 휴전안’을 바라보는 유럽은 여전히 불안감이 크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공동성명에 환영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는 34개국 군 참모총장과 군 대표들이 참석한 우크라이나 전후 안보 회의가 진행됐다. 12일에는 프랑스 주재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등 5개국 국방장관, 유럽연합(EU)과 나토 대표,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참석하는 회의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