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번역가 사이토 마리코, '작별하지 않는다'로 요미우리문학상 수상

입력 2025-03-1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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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번역가 사이토 마리코가 번역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일본어판 (한국문학번역원)
▲일본어 번역가 사이토 마리코가 번역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일본어판 (한국문학번역원)

일본어 번역가 사이토 마리코(Saito Mariko, 斎藤真理子)가 번역원 지원으로 출간된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제76회 일본 요미우리문학상 연구·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작별하지 않는다'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메디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요미우리문학상까지 받았다. 세계 문학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일본 요미우리문학상은 요미우리 신문사에서 1949년 세계 2차대전 이후 문화 부흥에 기여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소설, 희곡‧시나리오, 수필‧기행, 평론‧전기, 시가(하이쿠), 연구‧번역의 6개 부문에서 매년 시상한다.

아쿠타가와상과 함께 순문학 문학상의 쌍벽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사 대상은 전년도 11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일본에서 출간된 단행본이다. 상금은 200만 엔이다. 올해 시상식은 11일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2013년 재일(在日) 2세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양영희 감독이 희곡‧시나리오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1990년에는 제42회 요미우리문학상 연구‧번역 부문에서 한국현대시선을 번역한 이바라키 노리코가 수상했었다. 그러나 단일 작가의 번역서가 연구‧번역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이토 마리코가 일본어로 번역한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소설은 '경하'와 '인선', '정심'이라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세 여성의 발걸음을 통해 비극의 역사로 희생된 자들을 애도하고, 남은 자들을 치유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이토 마리코는 '작별하지 않는다'뿐만 아니라 한강 작가의 '흰', '희랍어 시간', '노랑무늬 영원',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등을 번역했다.

또한, 한강 외에도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을 비롯해 정세랑, 김보영, 천명관 등 2014년 이후 30여 종의 한국문학을 꾸준히 번역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전수용 번역원장은 "이번 수상은 한국문학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앞으로도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이토 마리코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는 한강 작가님의 팬이 많다"라며 "너무 지치지 마시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써주시길 바란다"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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