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등 혁신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거시경제적 요인, 매수자·매도자 간 가치평가 불일치로 글로벌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이 13일 발간한 ‘글로벌 핀테크 2024 투자 결과 분석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핀테크 투자 규모는 956억 달러(4639건)로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핀테크 투자에서 미국(56.2%), 영국(11.0%), 캐나다(10.5%)가 차지하는 비중이 77.2%에 달해, 투자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침체로 핀테크 기업의 투자회수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핀테크 기업의 투자회수 규모는 373억 달러로 전년(285억 달러) 대비 소폭 반등했지만, 회수 거래 건수는 2022년 399건에서 2024년 367건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글로벌 핀테크 인수합병(M&A) 거래 규모는 496억 달러로, 2023년 602억 달러 대비 감소했다. 특히 1분기(281억 달러)와 2분기(216억 달러) 동안 하락세가 이어졌으나, 3분기(74억 달러) 대비 4분기(142억 달러)에는 약 2배 증가하며 반등의 가능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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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투자 및 M&A 부진에도 결제(Payments) 분야는 가장 높은 투자 규모를 달성했다. 2023년 172억 달러까지 감소했던 결제 분야 투자는 2024년 31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125억 달러 규모의 Worldpay(미국) 바이아웃 거래가 가장 큰 규모로 확인됐다.
글로벌 가상자산 투자도 2023년 87억 달러에서 지난해 91억 달러로 증가하며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는 미국 행정부가 가상자산 관련 규제 완화 및 전략자산 비축 등 육성 정책을 발표하면서 스테이블코인 및 자산 토큰화 분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핀테크 투자 규모는 지난해 3분기 180억 달러 대비 4분기 259억 달러로 증가하면서, 올해에는 회복세를 전망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주 지역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총 310억 달러의 핀테크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이 중 4분기에만 202억 달러가 집행됐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서도 지난해 하반기 73억 달러의 투자가 진행됐으며, 4분기 투자 규모는 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삼정KPMG 핀테크 산업 담당 김세호 파트너는 “주요 국가들의 금리 인하 및 자금 조달 비용 감소에 따라 글로벌 핀테크 투자 활동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에는 △생성형 AI(Generative AI) △B2B 솔루션 △토큰증권(STO)·가상자산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핀테크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기업들은 미국의 통상·통화 정책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과 함께 데이터 관리 및 데이터 거버넌스를 포함한 AI 기반 솔루션 활용 트렌드를 보다 면밀히 검토하고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