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역대 최대실적 기록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전장 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 하만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LG전자의 전장 합작사 LG마그나 사업은 적자로 돌아서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LG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지난해 102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 또한 4432억 원으로, 전년(1조 935억 원) 대비 59.5% 급감하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경기 침체, 주요 고객사들의 수주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G마그나는 LG전자와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가 2021년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LG마그나뿐만 아니라 LG전자의 전장 사업 전반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8년 인수한 오스트리아의 차량 조명 업체 ZKW 등을 포함한 LG전자 VS(전장) 사업본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2.5% 감소했다. 특히 4분기에는 적자로 전환되며 경영 부담이 더욱 커졌다.
관련 뉴스
반면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은 호황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7년 인수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은 지난해 1조 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만의 영업이익은 2021년 5591억 원에서 2022년 8800억 원, 2023년 1조 1737억 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했던 첫해인 2017년 당시에는 영업이익이 600억 원에 그쳤지만, 최근 2년 연속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이제는 완벽한 캐시카우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만의 실적 호조는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드카 솔루션 등 고부가가치 사업 부문이 성장한 덕분이다. 특히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협업을 강화하며 안정적인 수주 물량을 확보한 것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삼성전자 역시 하만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전장사업팀을 대표이사 직속의 ‘하만협력팀’으로 교체했다.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이 직접 팀을 이끌면서 올해 사업을 대폭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 사업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단기 실적보다는 기술력 확보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중요하다”며 “삼성과 LG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전장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향후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