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서 밀레이표 긴축 항의 시위 격화…훌리건까지 가세

입력 2025-03-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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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든 연금에 은퇴자들 거리로 나와
보카 주니어스 등 축구 클럽 팬들 합세
대통령실 “그저 좌파 훌리건 시위”

▲아르헨티나에서 12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서 12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표방하던 긴축 정책이 시민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시위는 훌리건으로 불리는 난폭한 축구 클럽 팬들까지 합류하면서 격화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몇 달간 적은 액수로 지급된 연금에 항의하는 은퇴자들의 시위가 축구 클럽 팬들의 합세로 더 공격적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아르헨티나 명문인 보카 주니어스와 리버 플레이트 팬들도 포함됐다. 두 클럽은 라이벌 관계로 평소 경기가 열리면 위압적인 응원을 선보이곤 하는데, 이번에는 시위로 함께 뭉쳤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축구 팬들로 인해 시위가 변질됐다며 평가 절하했다. 마누엘 아도르니 대통령실 대변인은 “훌리건 시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건 좌파 훌리건들의 시위이지 실제 은퇴자들의 참여도는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이날 시위는 애초 오후 5시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그 전부터 이미 빠르게 공격적으로 전환했다. 시위대는 벽돌을 던지거나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며 정부 긴축을 항의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물대포를 발사하며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자 14명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아르헨티나에서 12일(현지시간) 경찰이 시위자에게 최루가스를 분사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서 12일(현지시간) 경찰이 시위자에게 최루가스를 분사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연합뉴스
밀레이 대통령은 16명이 사망한 대규모 홍수 사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반정부 시위까지 직면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취임 후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지출을 대폭 삭감하고 인플레이션을 크게 낮추면서 한때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시민의 불만은 점차 커지고 있다. 다만 밀레이 정부 들어서 인플레이션 조정이 반영된 연금은 천천히 회복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싱크탱크 라틴아메리카경제연구재단(FIEL)의 누리아 수스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르헨티나 연금은 수십 년 동안 악화했다”며 “구매력은 밀레이 정권 들어 개선됐지만, 문제는 정부가 연금을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유지할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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