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월 연방정부 지출 역대 최대...흔들리는 머스크 DOGE

입력 2025-03-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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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해고 등 지출 삭감 노력 무소용
공화당·법원, 지나친 긴축 시도 제동
트럼프도 “손도끼보단 메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쳐다보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쳐다보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연방정부 지출이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된 후 공무원 대량 해고 등으로 지출 감축에 공을 들였지만, 효과는 없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2월 연방정부 지출이 6030억 달러(약 877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7% 증가한 것으로 월별 기준 사상 최대치도 경신했다.

앞서 DOGE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서 이미 1000억 달러 넘는 비용을 절감했다고 주장했다. 또 DOGE를 이끄는 머스크 CEO는 “현재 하루 40억 달러 규모의 절감이 이뤄져 연간 1조 달러 감축을 이룰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수만 명 연방정부 공무원이 정직되거나 해고됐고 수천 건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과 계약도 취소됐다.

▲미국 연방정부 지출 추이. ※매년 2월 기준. 단위 10억 달러. 2025년 6030억 달러.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미국 연방정부 지출 추이. ※매년 2월 기준. 단위 10억 달러. 2025년 6030억 달러.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그러나 머스크의 호언장담과 달리 새 정부 출범 후 한 달 동안 지출이 줄어든 부서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교육부가 60억 달러를 삭감한 정도다. 보수 싱크탱크인 맨해튼연구소의 제시카 리들 연구원은 “DOGE로 인한 비용 절감은 월별 지출 총액에서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국무부는 국제개발처(USAID)의 지난달 지출을 1년 전보다 2억 달러 넘게 줄이고 핵심 예산도 1억 달러 삭감했지만, 의료비 지출이 50억 달러 추가되고 사회보장 지출이 80억 달러 늘어난 것에 비하면 약소했다. 또 재무부 직접 지출은 290억 달러 급증했는데, 월별 부채 상환액과 세액공제 관련 지출이 많이 늘어난 결과였다.

그간 공화당은 지출 삭감 카드로 많은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왔다. 그러나 2월 지출은 이들이 삭감에 집중하는 것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있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FT는 짚었다.

이런 이유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DOGE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고 부서 영향력도 약해지는 중이다. 핵 안보를 포함해 DOGE가 내보냈던 주요 프로젝트 담당 공무원들을 복귀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연방 판사들도 DOGE의 많은 정책을 중단하거나 뒤집고 있다. 지난주 연방 대법원은 20억 달러 규모의 대외 원조 중단·유예를 금지한 법원 판결을 뒤집어 달라는 행정부 요청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보수 성향 판사가 우위지만, 해외 약소국 지원금마저 건들려는 DOGE에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들어 DOGE의 일부 움직임을 제한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최근 트루스소셜에 “일론, DOGE와 함께라면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장관들이 각 부처에 누가 남고 떠날지 매우 정밀하게 결정할 수 있다. 우린 손도끼보다는 메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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