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도 비만치료제 개발 본격화…후보물질 확보, 파이프라인 확대

입력 2025-03-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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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랜드파마’와 독점 협력·라이선스 계약 체결…최대 53억 달러 규모

(사진제공=로슈)
(사진제공=로슈)

글로벌 제약기업 로슈가 덴마크 바이오텍 ‘질랜드 파마(Zealand Pharma)’와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양분하고 있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로슈는 12일(현지시간) 질랜드파마와 독점적 협력 및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53억 달러(약 7조7000억 원)이며, 선급금은 16억5000만 달러(약 2조4000억 원)다.

해당 계약 조건에 따라 양사는 질랜드 파마의 아밀린 유사체인 페트렐린타이드(petrelintide)를 단독 요법으로 개발하고 로슈의 CT-388과 고정 용량 조합으로 공동 개발·상용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CT-388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인슐린분비 자극펜타이드(GIP) 계열 비만 신약후보물질로 위고비, 마운자로 등과 유사한 기전을 갖고 있다.

페트렐린타이드 단독요법과 페트렐린타이드·CT-388 병용요법의 손익은 미국과 유럽에서 5:5 기준으로 공유되고, 질랜드 파마는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 순매출의 최대 10% 후반대의 로열티를 받게 된다.

현재 임상 2상 개발 중인 페트렐린타이드는 주 1회 피하주사(SC)에 적합한 장시간 작용 아밀린 유사체다. 위고비·마운자로 등 기존 치료제와 달리 식욕을 조절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높이는 특성이 있다.

또 GLP-1 기반 약물보다 근육량을 더 잘 보존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상용화된 비만치료제 대비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로슈는 페트렐린타이드와 CT-388의 병용요법으로 심혈관, 신장 및 대사(CVRM) 질환 분야로까지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테레사 그레이엄(Teresa Graham) 로슈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번 협력이 비만과 그 관련 합병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로슈는 1999년 비만치료제 ‘제니칼’(성분명 올리스타트)를 개말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았으나 여러 부작용과 다른 약물 대비 낮은 효과 등으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 2024년 초 CT-388을 보유한 미국 카못 테라퓨틱스(Carnot Therapeutics)를 인수하면서 GLP-1 억제제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했고, 이번 질랜드 파마와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글로벌 제약산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비만치료제가 떠오르고 있다. 현재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비만치료제 시장을 이끌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지난해 매출은 2904억 크로네(약 61조5800억 원)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이중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글로벌 매출이 582억600만 크로네(약 12조3400억 원)로 전년 대비 86%나 대폭 늘었다.

일라이릴리의 지난해 매출은 450억4270만 달러(약 65조4800억 원)로 전년 대비 32% 늘었다.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는 115억4000만 달러(약 16조7700억 원), ‘젭바운드’는 49억2600만 달러(약 7조160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4%, 2799% 증가했다.

한편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비만연맹(World Obesity Federation)에서 발표한 ‘세계 비만 아틀라스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기관들이 전망하는 2030년 기준 글로벌 비만약 시장 규모는 10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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